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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관세 전쟁 속 영국에 국제무역 방어 지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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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관세 전쟁 속 영국에 국제무역 방어 지원 요청

"일방주의에 맞서 다자주의만이 해결책" 강조
각국 대상 외교 공세 통해 미국 견제 연대 모색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맞서 영국에 국제 무역 질서 수호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맞서 영국에 국제 무역 질서 수호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맞서 영국에 국제 무역 질서 수호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급격히 고조되는 미·중 무역 분쟁 속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링지(Ling Ji) 중국 상무부 차관은 11일 베이징에서 더글러스 알렉산더(Douglas Alexander) 영국 무역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도전에 직면하여 다자주의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링 차관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대응책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중국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영국 장관의 이번 방문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중국은 최근 트럼프의 관세 조치를 "농담"이라고 일축하며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링 차관과 알렉산더 장관은 트럼프의 조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양측은 "무역, 투자 및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알렉산더 장관이 자유 무역과 시장 개방에 대해 중국과 협력하고 "현재의 도전 과제를 공동으로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145%로 인상해 실효세율이 약 156%에 달하게 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90일 휴전 조치가 많은 국가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겠지만, 동시에 중국과 미국이 각자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고립을 피하기 위한 외교 공세의 일환으로 앞으로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은 "단순히 무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방문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연합(EU)에 "일방적인 괴롭힘에 공동으로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시진핑 주석에게는 이달 말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순방하며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외교 활동은 미국의 관세 공세에 맞서 국제사회에서 우호 세력을 규합하려는 중국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외교 공세는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왕이(Wang Yi) 외교부장과 중국 관리들은 브릭스(BRICS) 무역 그룹 회의에서 "일방주의와 무역 보호주의에 대한 집단적 반대"를 촉구했다. 또한, 왕원타오(Wang Wentao) 상무부 장관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제랄도 알크민(Geraldo Alckmin) 브라질 부통령과도 연이어 회담을 가졌다.

왕 장관은 WTO 회원국 간 회담에서 "경제 및 무역 차이는 정상적인 것"이라며 "상호 존중과 동등한 대우에 기초한 협상을 통해 각자의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의 '첫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침내 중국에 대해 대담하고 용기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이 펀치를 맞으면 더 강하게 되받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한 주 동안 큰 등락을 보였으며, 장기 미국 국채의 유동성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2025년 4월 기준 50.8로 하락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무역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 간의 관세 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과정에서 양국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