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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美·EU·獨 상공회의소, 무역전쟁 장기전 양상에 대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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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美·EU·獨 상공회의소, 무역전쟁 장기전 양상에 대비 태세

"장기적 영향 우려"... 기업들 공급망 다각화 전략 모색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EU·중국 관계 재평가 기회" 지적
중국 내 주요 외국 상공회의소들이 고조되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자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내 주요 외국 상공회의소들이 고조되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자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사진=로이터
중국 내 주요 외국 상공회의소들이 고조되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자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관세 전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과 새로운 시장 모색 등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상하이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Shanghai) 에릭 젱 회장은 "많은 회원사와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파트너가 미국을 오가는 상품 흐름에 의존하고 있다"며 "상호 관세와 중국의 대응책은 중대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젱 회장은 "무역 분쟁을 관리하기 위한 협상과 대안적 조치를 찾는 것이 양국에 가장 큰 이익이 된다"며 자유 무역과 개방 시장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AmCham China의 전 회장이자 현재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제임스 짐머만은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백악관의 위협과 괴롭힘은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 기업들은 미·중 관계의 최종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환멸을 느끼며 방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올해 중국에 14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해 총 관세율이 약 156%에 이르렀으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일요일 테슬라, GE 헬스케어 등을 포함한 20개 미국 기업을 소집해 원탁 회담을 가졌다.

링 지 중국 상무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관세 갈등은 워싱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이성의 목소리를 내고 근본 원인을 해결하도록 장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글로벌 불확실성에 관계없이 개방과 외국인 투자 활용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들도 미·중 간 십자포화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동부 독일 상공회의소의 막시밀리안 뷰텍 전무이사는 "관세 격앙된 상황은 현재 중국에 있는 독일 기업들의 제1 주제"라고 언급했다.

뷰텍 이사는 "많은 독일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수년 동안 공급망과 생산을 다각화했다"며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 전략은 기업이 외부 충격에 덜 취약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자유무역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가 독일 기업들의 이익과 충돌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뷰텍 이사가 현 상황을 독일과 중국의 관계 재평가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 있는 독일 기업들은 독일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 특히 중국과의 보다 표적화된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의 고조된 무역 갈등이 독일과 중국이 관계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주중 EU 상공회의소도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유럽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공회의소는 이러한 상황이 "비즈니스 모델과 공급망에 대한 추가적인 전략적 재고를 필요로 할 것"이며 "운영 비용과 비효율성이 크게 증가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 상공회의소는 또한 현재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체 시장을 찾거나 생산을 재배치해야 하지만, 다른 국가에 대한 미국의 관세로 인해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보복 관세 역시 미국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하는 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EU 상공회의소는 이러한 위기가 중국에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이 전례 없는 글로벌 무역과 투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는 지금, 중국은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할 기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과 브뤼셀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 왕 웬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과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무역 및 경제 안보 위원은 화상 통화를 통해 무역 구제 회담 재개와 전기 자동차에 관한 협상을 논의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