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헤파린은 주로 수술, 투석, 정맥주사 유지 등에서 혈전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항응고제로 미국 내 연간 약 1200만 명의 입원 환자에게 투여되고 있다. 특히 경구 약물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는 대체제가 없어 필수적인 약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파린의 주요 원료인 돼지 장 점막이 대부분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으며, 미국은 자국 내 생산 기반이 부족해 중국산 원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병원의 약사인 페기 크라우스는 WP와 인터뷰에서 "헤파린은 환자의 생존에 필수적인 약물"이라며 "관세로 인해 공급이 중단되면 환자 치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8년 중국에서 돼지 질병으로 인해 원료 공급이 중단되자, 일부 공급업체가 저렴한 유사 물질을 혼합해 판매했으며 이로 인해 미국에서 8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작용을 겪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가격 인상이나 품질 저하, 시장 철수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헤파린의 공급 다변화를 위해 소의 폐나 장에서 추출한 '우(牛) 헤파린'의 재도입을 권장하고 있으나 실제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