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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저커버그 제국’ 해체 위기…메타, 트럼프 행정부 반독점 소송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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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저커버그 제국’ 해체 위기…메타, 트럼프 행정부 반독점 소송 본격 돌입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사진=로이터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플랫폼스가 반독점 소송으로 해체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메타는 미국 정부와의 본격적인 반독점 재판을 오는 15일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시작한다. 이 소송에서 메타가 패소할 경우 인스타그램 매각 등 강제 분할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재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추진 중인 반독점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포함한 주요 경쟁사를 인수하면서 시장 경쟁을 억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FTC는 이같은 행위가 ‘셔먼법 제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 측은 저커버그가 지난 2008년 내부 이메일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사는 것이 낫다"고 쓴 점을 근거로 들며 메타가 혁신보다 인수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FTC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확산되자 페이스북은 자체 기술 개발이 아닌 인스타그램 인수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 2012년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지난 2014년 왓츠앱을 190억 달러(약 27조원)에 각각 인수했다. 당시 이들 인수는 FTC의 심사를 거쳐 승인됐으나 FTC는 이제 "과거 승인된 합병도 사후적으로 위법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FTC는 또 메타가 지난 2013년 시장조사 앱 오나보를 인수해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후 경쟁 위협이 되는 앱들을 조기에 포착해 인수하거나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FTC는 2016년에도 메타가 동영상 제작 앱 아이그루브를 스냅챗이 사들이려 하자 선제적으로 인수해 폐쇄한 사례를 들며 경쟁 방해 목적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반면 메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은 틱톡, 유튜브, X(구 트위터), 아이메시지 등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며 "FTC가 인수 10년 이상 지난 건을 다시 문제 삼는 것은 기업 혁신을 저해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메타는 "이번 소송은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중국 기업의 AI 우위를 돕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소송을 심리할 제임스 보스버그 연방판사는 2021년 첫 제소 당시에는 FTC의 소송을 기각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당시 FTC 위원장이었던 리나 칸이 수정해 제출한 소장은 받아들인 바 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FTC는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FTC는 메타가 '개인용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하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분사를 법원에 요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기준 미국 내 광고 매출만 320억 달러(약 45조6000억원)를 기록해 메타 전체 매출의 48.4%를 차지했다. 이마케터는 2025년 이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왓츠앱의 2024년 수익은 17억 달러(약 2조4000억원)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비즈니스 메시징 시장에서의 확장성과 성장 가능성은 주목받고 있다.

법무법인 홀랜드앤하트의 폴 스완슨 반독점 전문 변호사는 "보스버그 판사는 FTC의 논리에 열린 자세를 보이면서도 시장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했다는 데에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법원이 경쟁 시장을 페이스북 중심으로 한정지을지, 링크드인 등 다른 소셜 플랫폼까지 포함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