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중국 업체들의 유럽 내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EU도 최대 47.6%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에 영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별도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무역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14일 런던에서 열린 국제투자 서밋에서 “영국은 EU처럼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자동차 업계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 요청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영국 정부의 입장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에게 영국 시장을 매력적인 진출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제조사인 비야디는 지난 2023년 3월 영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 3월 기준으로 영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5%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커, 샤오펑, 창안 등 다른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도 영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2024년 기준으로 유럽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2024년 영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38만1970대로, 프랑스(29만1143대)와 독일(38만609대)을 넘어섰다. 이러한 시장 성장과 정부의 관세 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영국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커는 내년 말까지 영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단순히 중국에서 수출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유럽 고객을 위한 고품질 차량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커는 이미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유럽 시장을 위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지커의 모회사인 지리는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을 소유한 기업이다.
창안자동차는 유럽 시장에 딥알, 창안, 아바타 등 3개 브랜드를 출시했으며 이 가운데 딥알 S07은 테슬라 모델Y와 경쟁하는 중형 SUV로 영국 시장에 첫 진출한다. “딥알 S07은 유럽 고객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차량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서스펜션 등 세부 사항까지 조정했다”고 베르트랑 바흐 창안 글로벌 디자인 총괄은 설명했다.
한편, 샤오펑은 지난 2월 G6 SUV를 영국에 출시하며 테슬라 모델Y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립모터는 폴란드에서의 생산을 중단하고 스페인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영국에는 여전히 중국산 차량을 직접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영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커 유럽법인 대표 로타르 슈페트는 “영국은 더 이상 실험 시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이다. 우리에게는 큰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