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경영자 컨설팅업체 스펜서 스튜어트는 2024년 말 CEO 787명과 이사회 임원 16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단 22%만이 “이사회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임원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응답자의 43%는 “급변하는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사회가 최고경영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답해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조치가 겹치면서 이사회의 역할이 더욱 시험대에 올랐다. 스펜서 스튜어트의 CEO·이사회 부문 책임자인 제이슨 바움가튼은 “현 상황은 CEO와 이사회 간 관계를 스트레스 테스트하는 중”이라며 “CEO들이 이사회에 조언을 구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통상 외부 기업 임원 출신으로 구성되며 연간 4회 정도 회의를 진행한다. 주주를 대신해 CEO를 해임할 법적 권한도 갖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사회가 CEO 교체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 CEO는 보고서에서 “평상시에는 분기별 자문 역할이면 충분하지만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주말까지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이사회도 ‘총력 대응’ 태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바움가튼은 또 “코로나19 이후 가상 업무와 공급망 혼란을 겪으며 활동 중인 CEO를 이사회에 선임하려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이사회에 현직 경영진이 참여하는 비율은 수십년 전보다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조치가 본격화되기 전부터도 많은 CEO들이 이사회에 구조적 한계를 느끼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현재 글로벌 공급망 혼란, 무역 마찰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사회와 경영진 간 유기적 소통이 더욱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