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이하 현지시각) 일렉트렉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로모션은 전날 발표한 2025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들의 정책 변화와 관세 충돌에도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1분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22% 증가한 가운데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은 27% 늘었다. 특히 독일은 37%, 이탈리아는 64% 증가해 두 자릿수 고성장을 보였고 영국은 사상 처음으로 3월에만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반면, 프랑스는 정부 보조금 축소의 영향으로 전체 전기차 판매가 18% 감소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47% 급감했다.
북미 시장은 1분기 전기차 판매가 16% 증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신규 관세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적용됐고 3월에는 전체 수입차에 광범위한 관세가 부과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약 40%가 일본, 한국, 멕시코 등 외국산인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관세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로모션은 전망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1분기에만 240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3월 한 달 동안 약 100만대가 판매되며 202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100만대 판매를 다시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충돌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테슬라 모델X와 모델S는 관세로 인해 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모션의 찰스 레스터 데이터 매니저는 “이번 분기는 변동성이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EV 시장은 여전히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영국처럼 기록적인 성과를 낸 국가도 있는 반면, 북미는 백악관 정책 변화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연기관 차량과의 가격 경쟁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보조금 축소와 고율 관세는 산업 전반에 냉각 효과를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