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및 씨티그룹 등 월가 주요 5대 은행의 1분기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은 약 370억 달러(약 52조7600억 원)에 달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비롯한 정책 발표를 쏟아내면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주식 시장 변동성 급증이 은행들의 역대급 트레이딩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월가 5대 은행의 트레이딩 부문 실적은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FT는 미국 대형 은행들의 트레이딩 부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잦아진 시장 변동성의 수혜를 입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2022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이벤트도 은행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주식 트레이딩 부문에서 은행들의 수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5개 은행의 주식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한 약 160억 달러(약 22조8100억 원)에 달하며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1분기 채권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약 210억 달러(약 30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2분기 이후 거의 5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씨티그룹은 트레이딩 부문의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한 41억 달러(약 5조85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11% 증가한 74억 달러(약 10조5500억 원)에 달했다.
두 은행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JP모건, 골드만삭스 및 모건스탠리의 트레이딩 부문 실적은 더 압도적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트레이딩 부문에서만 42억 달러(약 6조 원)의 수익을 올리며 이 부문 왕좌의 자리를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주식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 증가율이 45%에 육박하며 골드만삭스의 주식 트레이딩 수익을 7000만 달러 차이로 따라붙었다.
전체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은 JP모건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한 97억 달러(약 13조8300억 원)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다만, 금융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계속해서 은행 실적에 순풍으로 작용할지는 예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FT는 “최근의 시장 변동성은 월가 은행들에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면서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호조에 반해 투자은행 부문에서 은행들의 활동이 위축됐고 인수·합병(M&A)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꺾였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