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테슬라 주가 차트가 이른바 ‘데스크로스(death cross)’를 기록한 가운데 주가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테슬라는 90배가 넘는 높은 주가수익배율(PER)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외국의 맞대응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 악재에 직면한 가운데 호재들도 기다리고 있다.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 이를 발판으로 한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사이버캡), 모델3보다 더 값싼 저가 전기차 출시 등이 테슬라 주가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란 낙관 역시 상존한다.
데스크로스
테슬라는 14일 이른바 데스크로스 상태에 들어갔다.
데스크로스란 주식 시장에서 불길한 징조다.
단기 이동평균치가 장기 이동평균치를 밑도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14일 50일 이동평균치가 200일 이동평균치 밑으로 떨어졌다.
50일 이평선은 289달러로 200일 이평선 291달러를 밑돌았다.
이런 데스크로스는 해당 종목이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에서는 간주한다. 나쁜 징조다.
틀 벗어난 테슬라
그러나 테슬라 주가 흐름은 틀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덩치가 작은 종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5일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30거래일 동안 주가가 약 90% 폭등했다. 주가 상승폭이 지금 주가보다 약 20달러 낮은 228달러에 이르렀다.
데스크로스도 테슬라에 나쁘게 작용한 것만도 아니다.
지난 데스크로스 시기였던 지난해 2월 테슬라 주가는 한 달을 보합권에 머물렀고, 반년 뒤에는 15% 상승했다.
테슬라는 그 해 4월 바닥을 찍었고, 7월 말까지는 50일 이평선이 계속해서 200일 이평선을 밑도는 데스크로스가 지속됐다.
그러다가 테슬라 주가 차트에는 ‘골든크로스(golden cross)’가 형성됐다.
단기 이평선인 50일 선이 장기, 200일 이평선을 웃돈 것이다.
이는 주식 단기 모멘텀 강화를 뜻하지만 테슬라는 반대로 움직였다.
테슬라 주가는 골든크로스 뒤 11월 5일 대선까지 약 8% 하락했다.
예측 불허
과거 흐름으로 볼 때 이번 데스크로스도 테슬라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당장 오는 22일이 관건이다.
테슬라는 22일 장 마감 뒤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 2일 발표한 1분기 출하가 기대 이하였던 점을 감안할 때 1분기 실적 역시 성적이 좋을 수는 없다.
시장 눈 높이가 많이 낮아진 터라 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에 악재가 될지 조차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에서 저가 전기차, 로보택시 서비스와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면 주가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14일 시사한 자동차 부품 관세 연기도 테슬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15일 분석 노트에서 부품 관세 연기는 테슬라를 비롯해 미 자동차 업체들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던 기대가 무색하게 트럼프가 1월 20일 미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41% 폭락했다. 이날은 1.76달러(0.70%) 오른 254.11달러로 장을 마쳤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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