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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 실적 부진에 주가 7% 급락...에르메스에 명품 시총 1위 빼앗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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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 실적 부진에 주가 7% 급락...에르메스에 명품 시총 1위 빼앗겨

LVMH 로고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LVMH 로고 사진=AFP/연합뉴스
프랑스 명품 기업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명품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경쟁사인 에르메스에 내줬다.

LVMH는 전일 장 마감 직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던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LVMH 주가는 15일(현지시각) 파리 증시에서 7.8% 급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LVMH의 실적 부진으로 주요 명품 업종 주가는 일제히 동반 하락했다. 구찌의 모회사 케링(Kering) 그룹의 주가가 5.2% 급락했고, 버버리와 리치몬트 주가도 각각 4.6%와 0.9% 하락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오르 및 불가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LVMH 주가는 이날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반면 경쟁사인 에르메스는 주가가 0.2% 상승하며 LVMH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CNBC는 팩트셋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오후 거래에서 에르메스의 시가총액이 2464억 유로(약 2780억 달러)로 집계돼 LVMH의 시총 2441억 유로(약 2754억 달러)를 역전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에 유럽 시총 1위 기업에 등극한 LVMH의 주가는 2023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시총 45% 이상이 증발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VMH는 2023년 말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 시총 1위를 내줬다. 체중 감량 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로 인기를 끌었던 노보 노디스크는 2025년 3월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에 다시 시가총액이 역전됐다.

LVMH는 1분기 와인·주류 부문 매출이 9% 감소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코냑(브랜디의 일종)에 대한 수요 둔화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코냑은 최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타격을 받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지난해 회사 전체 이익의 78%를 차지했던 핵심 사업부인 패션·가죽 제품 부문도 매출이 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에서만 매출이 2% 증가했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매출은 11% 급락했다. 미국 매출도 3% 감소했다.

씨티그룹의 토마스 쇼베와 마헤시 모한쿠마르 애널리스트는 "명품 선두 주자인 LVMH의 실적에서 반길 만한 것이 별로 없다"며 "매출이 전반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기대치에도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미국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LVMH나 명품 업종의 2분기와 3분기 매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구조적 성장 동력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 무역 전쟁과 관세 압박에 비춰 볼 때 가시성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단기적으로 펀더멘털이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LVMH나 명품 업종 전반의 다음 긍정적인 촉매는 거시경제 측면에서 깜짝 호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