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감시기관 "미국 관세로 성장률 1%p 감소 예상...동남아 협력 확대가 대안"
중국-아세안 무역 투자 확대 추세, 미국 노출 감소 효과 기대
중국-아세안 무역 투자 확대 추세, 미국 노출 감소 효과 기대

아세안+3 거시경제연구소(AMRO)의 호 이 코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145% 수입 관세로 인해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상당히 낙관적"으로도 4.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이 설정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공식 목표인 "약 5%"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145%의 새로운 관세로 수출은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코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또한, "관세는 분명 중국의 수출을 크게 감소시킬 것이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 일본, 한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의 경제 동향을 추적하는 AMRO는 지난해 약 5,250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한 중국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미국의 관세율이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와 내년에 후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6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4%로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장기화하면서 관세율을 대폭 인상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도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최근 특정 상품에 대해 일시적인 면제가 허용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AMRO 경제학자들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무역 및 투자 관계가 점점 더 긴밀해짐에 따라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데 따른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컨퍼런스에서 밝혔다.
총 인구가 6억 9,800만 명에 달하는 아세안 경제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양측이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코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그는 태양 전지판, 전기 자동차, 배터리 등을 중국 기업이 동남아 지역에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품목으로 지목했다.
중국은 또한 제조업에 사용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미국 관세를 피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베트남과 같은 산업 집약적 국가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AMRO는 중국의 아세안 직접 투자가 팬데믹 이후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단순히 중국이 아세안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통합된 지역 경제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AMRO의 앨런 응 이코노미스트는 컨퍼런스에서 강조했다.
AMRO가 관할하는 지역에서 수출되는 물량의 12%만이 현재 트럼프의 전 세계적인 "호혜적 관세" 제도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대부분의 관세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들이 미국과 무역 정책을 놓고 협상을 벌이면서 90일간 중단된 상태다.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 일본, 한국은 모두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왔다. 2000년 이들 국가의 대미 수출 비중은 24%였으나 현재는 15%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이들 국가 간의 역내 무역은 3배 증가했다고 AMRO는 밝혔다.
코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돕고 필요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 다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경제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