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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화, 관세 우려로 하락 시동 재개...금값은 또 신고가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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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화, 관세 우려로 하락 시동 재개...금값은 또 신고가 '기염'

트럼프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에 시장 '움찔'...프랑화·엔화, 안전자산 수혜로 약진
미국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재부상하면서 미국 달러화가 16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주요 통화에 대해 다시 하락 시동을 걸었다.

달러화는 지난주의 급격한 하락세를 뒤로 하고 이번 주 초반 잠시 보합권에서 숨을 골랐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결정 소식에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타격을 입었고 투자자들은 달러를 팔고 스위스 프랑과 엔화 및 금 등 주요 안전자산으로 피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달러화는 이날 뉴욕 시장 초반 스위스 프랑화 대비 0.7% 하락한 0.8175프랑에 거래되며 지난 11일 기록한 10년 만에 최저치를 살짝 웃돌았다. 스위스 프랑화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달러 대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이 프랑화의 급격한 변동성을 제한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이 이러한 조치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실제 개입이 쉽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ING의 크리스 터너 글로벌 마켓 총괄은 로이터에 "SNB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추측이 트레이더들에게 프랑화 매수에 대한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 안전자산의 역할과 유럽 통화들의 광범위한 강세가 현재 프랑화의 강세를 이끄는 주요 동인"이라고 덧붙였다.

유로화도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달러 대비 약 5% 상승했다.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 대한 비중을 대거 줄이고 있다는 관측 속에 유로화는 지난주 달러 대비 1.1474까지 오르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이날 달러 대비 0.7% 상승한 1.1356달러에 거래됐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는 7개월 만에 최저치인 142.05엔까지 하락한 뒤 0.4% 하락한 142.50엔 내외에 거래됐다.

시장은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회담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회담에서 양국이 엔화 강세에 합의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주 기준으로 시장이 1986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엔화 순매수(롱)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로 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큰 반전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값은 이날 관세 우려에 따른 달러화 약세 기조가 재확산하며 또 사상 최고치로 날아올랐다.

금 현물은 뉴욕 시장 초반 트로이온스당 3335.80달러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뒤 3325달러 근방에 거래됐다.

금값은 올해 들어 24% 이상 상승했다.

KCM 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달러 가치 하락과 지속적인 위험 회피와 같은 요인이 합쳐져 금값 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ANZ의 애널리스트들은 "위험 회피 성향의 금 매수세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올해 연말 금값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3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