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글로벌 자동차·트럭 수입 관세 시행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앞당긴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은 이날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증가율(0.2%)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3%)도 상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발효한 25%의 글로벌 차량 수입 관세로 인해 자동차 가격 상승이 예고되자 제조업체들은 3월 차량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관세 적용 전에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 급증의 결과”로 풀이했다.
이 같은 추세는 자동차 외에도 일부 수입 소비재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 내 은행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소득층의 소비가 여전히 활발한 반면, 저소득층은 필수재 외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는 “3월에는 보험, 임대료, 공공요금 같은 필수 지출 항목은 증가한 반면, ‘있으면 좋은’ 서비스 소비는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외식을 제외한 소매판매, 즉 ‘핵심 소매판매’는 3월 0.4% 상승했다. 이는 2월 수정치(1.3%)보다는 낮지만, 소비 지출을 구성하는 국내총생산(GDP)의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1~3월 분기 전체로 보면 소비 지출은 둔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소비 지출은 연율 4.0%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0.5% 미만이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1분기 GDP가 금 수출입 조정 기준으로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주식 시장은 수입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조정을 받는 중이며 고소득층 역시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연방정부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공공 부문 해고가 소비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는 “소비자 심리는 최근 3년래 최저 수준이며, 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