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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AMD, 대중 수출 추가 통제로 주가 폭락…뉴욕 증시 다시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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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AMD, 대중 수출 추가 통제로 주가 폭락…뉴욕 증시 다시 쇼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 반도체도 수출 제한 품목에 포함했다는 엔비디아의 15일(현지시각) 공시로 반도체 종목들이 16일 폭락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 반도체도 수출 제한 품목에 포함했다는 엔비디아의 15일(현지시각) 공시로 반도체 종목들이 16일 폭락했다. 사진=로이터
뉴욕 주식 시장이 16일(현지시각) 다시 요동쳤다.

반도체 관세는 유연하게 기업별로 대응할 뜻이 있다고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뒤에서는 강경한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이 확인된 탓이다.

엔비디아는 15일 장 마감 뒤 공시에서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 반도체도 수출 통제 대상이 됐다면서 이번 분기에 55억 달러 비용을 계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H20 반도체 판매를 취소하고, 재고를 쌓아두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잇달아 관세를 유예한 트럼프가 반도체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대중 반도체 추가 수출 통제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상승세를 타던 엔비디아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100달러 주가 위협


1월 6일 149.43달러로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엔비디아는 이날 10% 가까이 폭락했다. 낙폭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됐다.

엔비디아는 100달러 초반대로 폭락해 이제 100달러 선을 지킬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아성에 도전한 AMD 역시 비슷한 충격을 입고 비틀거렸다.

AMD도 이날 10% 가까이 폭락해 90달러 선이 무너졌다.

AMD는 전날 엔비디아가 그랬던 것과 비슷한 내용의 공시를 내놨다.

AMD는 자사의 중국 수출용 AI 반도체인 MI308 반도체가 수출 통제 대상이 됐다면서 이로 인해 8억 달러를 비용으로 계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AMD는 중국 수출을 위해 당국에 수출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라면서도 “면허가 나올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비관했다.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반도체 종목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에 ETF는 7% 폭락했다.

딥시크 위협에 변심했나


트럼프는 최근 반도체에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11일에는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반도체를 포함해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등 일부 전자제품 관세를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부에서는 얼마 전 보도됐던 엔비디아 반도체 대중 수출 추가 통제도 없을 것이란 낙관까지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런 언급을 실제로 한 적은 없다.

그는 주말에도 반도체 관세가 곧 발표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록 업체별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내기는 했지만 반도체 관세는 반드시 시행한다고 못박았다.

관세가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15일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 추가 통제 발표로 거의 기정 사실이 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H20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H100, H200 반도체를 바탕으로 성능을 낮춘 반도체다.

중국의 AI 굴기를 막겠다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조처로 개발된 것으로 지난해 엔비디아에 120억~150억 달러 매출을 안겨준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1월 말 이 H20 반도체로 미국 빅테크의 AI와 견줘도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 AI 모델인 R1을 공개하면서 H20 수출길이 막혔다.

중국 비중 축소


중국의 부상을 막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트럼프가 중국의 AI 발전을 막기 위해 이제 H20 수출길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 반도체 업체들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사실상 끊길 가능성도 각오해야 할 판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충격은 우려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대중 수출이 통제되기 전인 2022 회계연도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총매출의 26%였지만 2025 회계연도에는 그 비중이 절반 수준인 13%로 줄었다.

단기 충격이 없을 수는 없다.

제프리스의 블레인 커티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번 수출 제한으로 엔비디아 매출 약 100억 달러가 사라지게 된다.

커티스는 엔비디아의 GB200 반도체 생산 확대가 더딘 상태라 당분간 엔비디아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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