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미·중 갈등 지속 땐 아시아 성장률 3.6%로 급락"
"중국보다는 일본·한국·인도가 미국과 협상 타결 더 용이...베트남은 어려움"
"중국보다는 일본·한국·인도가 미국과 협상 타결 더 용이...베트남은 어려움"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야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의 아시아 수입품에 대한 가중평균 관세가 1월 4.8%에서 44%로 급등했다"며 "향후 관세가 어느 수준으로 고정될지, 어떤 국가들이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출 수 있을지, 어떤 산업 분야에 어떤 비율로 관세가 적용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자신감을 떨어뜨려 고용과 투자 결정을 동결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으로는 자본 지출과 무역의 실질적 둔화로 이어져 고용에까지 연쇄 효과를 미칠 것이다. 2018-19년 무역전쟁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자본 지출과 무역 둔화가 경제 성장의 핵심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야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불확실성을 크게 줄이는 것만이 더 밝은 경제 전망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로 이어지는 협상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 행정부가 무역 적자 해소와 국내 생산 강화를 단호히 추진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은 가장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 격차는 3,050억 달러로 중국 GDP의 1.6%에 불과해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무역 외에도 전략적 경쟁 문제가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첨단기술과 방위 장비 판매를 꺼릴 수 있고, 중국은 식량 및 에너지 수입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 할 가능성이 높다.
아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일본, 한국, 인도가 미국과 협상에 도달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미국산 LNG 구매 증가와 국방비 지출 확대를 통해 미국과의 무역 적자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베트남은 GDP의 27%에 달하는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협상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미·중 무역 활동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미국 간 화물 예약이 지난 7일간 3분의 2 감소했다. 2018-19년 무역 갈등 이후 이미 재조정된 공급망은 더욱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금융여건 긴축과 리스크 회피 심리도 무역에 부담을 줄 요소다.
이런 배경에서 아시아 경제는 2025년 2분기부터 급격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아시아의 GDP 성장률은 2024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4.8%에서 올해 같은 분기 3.6%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아야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가 하방으로 편향되어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협상 타결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중국의 협상 일정은 훨씬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한 기업 신뢰지수는 계속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자본 지출 감소로 이어져 아시아의 성장 모멘텀을 더욱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아시아 각국의 완화 정책 확대에도 불구하고 성장 저하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