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유예 적용 아시아 국가들은 반등세..."90일 마감 전 물량 앞당겨" 급증
해운사들 수요 부족에 항해 취소 잇따라...5월 노동절 연휴로 추가 감소 예상
해운사들 수요 부족에 항해 취소 잇따라...5월 노동절 연휴로 추가 감소 예상

해운 시장 정보 회사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에 따르면, 향후 3주 동안의 화물 예약이 중국에서 30~60%, 아시아 나머지 지역에서 10~2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로 인해 많은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중 교착 상태로 인해 컨테이너 시장 심리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관세 양보가 태평양 횡단 물동량을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라이너리티카는 16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중국 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초 수십 개국에 대해 '호혜적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후 중국 항구의 수요가 즉각 감소했다. 4월 7일부터 13일까지 중국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주 대비 6.1% 감소해 일주일 전 1.9% 증가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덴마크 컨설팅 회사 시-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많은 태평양 횡단 해운 회사들이 예정된 항해를 취소하는 '블랭크 세일링(blank sailing)'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다가오는 노동절 연휴로 인해 5월 화물 수요가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앞으로 수주간 추가 항해를 취소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무려 145%나 인상했으며,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이후 미국은 스마트폰, 컴퓨터, 메모리 칩을 포함한 20개 제품 카테고리에 대해 중국산 상품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으나, 이러한 품목은 대체로 크기가 작아 항공 화물로 운송되기 때문에 해운 수요 증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 인상을 90일간 유예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아시아 여타 국가의 컨테이너 예약을 반등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관세 유예가 발표된 이후 동남아시아 공장들은 주문이 급증했으며, 미국 고객들은 90일 기간 동안 재고를 필사적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인텔리전스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미국 수입업체는 향후 3개월 안에 물량을 앞당겨 성수기 상품을 7월 9일 마감 시한 전에 세관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운송 회사인 지중해해운(MSC)은 최근 북유럽에서 북미로 가는 항해에 대해 40피트 등가 단위(FEU)당 1,000달러의 성수기 할증료를 발표했다.
해운 컨설팅 회사 드류리(Drewry)는 "최신 관세 정책과 선적 능력 감소로 인해 앞으로 몇 주 동안 선적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중국 이외 지역의 생산시설 확대와 함께 해운 노선에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