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차 전문 카페 체인 차기(패왕차희)가 17일(현지시각) 뉴욕 주식 시장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차지는 특히 큰 벽 2개를 뛰어넘는 저력을 보여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뉴욕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와중에 과감히 상장을 밀어붙였다.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차지는 거래명이 ‘차(CHA)’로 지정됐다.
폭등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고, 뉴욕 IPO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차지의 상장은 성공적이었다.
공모가는 당초 예상된 주당 26~28달러 고점인 28달러로 정해졌다.
차지는 공모주 1470만주를 발행해 4억1000만 달러를 확보했고, 시가총액도 약 50억 달러로 책정됐다.
거래 첫날인 17일 차지는 주당 33.75달러로 장을 열었다.
6400개 매장
항우와 그의 애첩 우희의 사랑과 비극을 그린 중국 경극 '패왕별희'를 비튼 '패왕차희'라는 이름의 중국 밀크티 전문점 차지는 2017년 문을 연 뒤 급속하게 성장했다.
현재 중국 전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 6400여 매장이 있다.
실적도 탄탄하다.
공시에 따르면 차지는 지난해 17억 달러 매출에 3억4450만 달러 순익을 냈다.
올 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호주계 쇼핑몰인 웨스트필드 센튜리시티 몰에 미국 매장도 처음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스타벅스에서 영감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장준지는 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에서 영감을 받아 차지를 설립했다.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자신은 중국 전통차로 스타벅스의 성공을 국제적으로 복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는 것이다.
차지 IPO는 그러나 도박에 가까웠다.
대부분 기업들이 주식 시장 급락세 속에 IPO 계획을 접고 있는 데다 트럼프가 정조준하고 있는 중국에 본사를 둔 차지는 이중의 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선구매 후지급(BNPL) 업체 클라나, 이베이 산하의 티켓 플랫폼 업체 스터브허브 등은 모두 IPO 계획을 일단 접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상장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IPO에 뉴욕 주식 시장 투자자들의 열기가 식은 터라 차지의 IPO 강행은 예상 밖이었다.
미·중 경제증권검토위원회(USCESRC)에 따르면 2023년 1월 이후 지난해 1월까지 미국 3대 주식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5%가 감소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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