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사저인 마러라고에서 파월 의장을 임기 만료 전에 해임하고 워시를 후임자로 지명하는 방안에 대해 워시와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의 4년 임기는 오는 2026년 5월까지다.
소식통들은 이러한 논의가 2월 말까지 이어졌으나 파월 의장의 임기 전에 그를 해임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한 워시 전 연준 이사가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말 것을 주장하면서 파월이 간섭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WSJ은 트럼프의 다른 측근들도 3월 초까지 파월 의장의 해임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파월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를 내쫓고 싶다면, 아주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며 "나를 믿어라"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파월 의장에 대해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면서 "그가 금리를 두고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 시도할 경우, 사안은 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한 후임 의장을 둘러싼 정당성 논란과 시장 불안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고, 워시 전 이사도 별도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도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하면서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유럽중앙은행(ECB)은 벌써 7번째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준의 ‘항상 너무 늦고 틀리는’ 제롬 파월은 어제 또 전형적으로 형편없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유가가 하락하고 식료품(심지어 달걀까지!) 가격도 내려가고 있으며, 미국은 관세 덕분에 부자가 되고 있다"면서 "너무 늦은 파월은 ECB처럼 진작 금리를 인하해야 했고, 지금이라도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파월의 해임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공격적인 태도에 대해 파월 의장을 비판해온 일부 인사들조차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이날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은 미국 금융시장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해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말하면서 "이는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