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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미국 핵 회담 진전에 이란 주식시장 급등...2차 회담 앞두고 낙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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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미국 핵 회담 진전에 이란 주식시장 급등...2차 회담 앞두고 낙관론 확산

리알화 17% 상승, 주가지수 7.3% 급등... "제재 완화 기대감 반영"
아라그치 외무장관 "우라늄 농축 권리는 협상 불가" 강조하며 로마서 2차 회담 준비
이란과 미국의 회담이 현지 헤드라인을 지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과 미국의 회담이 현지 헤드라인을 지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과 미국 간 핵 프로그램 관련 회담이 시작된 이후 이란의 통화와 주식시장이 급등하며, 경제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양국은 이번 주말 로마에서 2차 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란의 벤치마크 TEDPIX 주가지수는 4월 초 이후 7.3% 상승했으며, 리알화는 4월 6일 미국과의 회담 소식이 알려진 후 달러 대비 17% 급등해 880,000리알을 기록했다. 이란 정부는 리알화의 공식 가치를 달러당 약 578,721로 통제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게 거래되고 있다.

증권 거래소 재단(Bourse &Bazaar Foundation)의 CEO 에스판디야르 바트망겔리지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더 나은 날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이란 기업과 가계들 사이에 신중한 낙관론을 불러일으켰다"며 "이러한 낙관론이 자유시장 환율 상승에 명확히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1차 회담은 지난 주말 오만 무스카트에서 진행됐으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9일 로마에서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위트코프 특사는 10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아라그치 장관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각각 만나는 등 외교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10일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는 협상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번 주 초 테헤란을 방문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첫 임기 중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유엔이 허용한 3.67%를 훨씬 웃도는 60% 농축도의 우라늄 275kg을 비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아라그치와의 회담 후 소셜 미디어에 "외교가 시급히 필요한 시기에 이란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IAEA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재개하며, 이란을 폭격하고 제재를 강화하여 테헤란이 순응하도록 강요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처음에 회담을 거부하는 것으로 대응했었다.

양측의 위협이 오가면서 이란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란 통화는 3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주식은 타격을 입었으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글로벌 시장 가격보다 약 10% 높은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다.

시장이 일부 하락분을 만회했지만, 유라시아 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를 일시적인 유예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것으로부터 진정한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이란이 제재 완화를 얻어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무역과 외국인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 그것은 더 장기적인 과제"라고 그는 말했다.

트럼프가 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전통적 동맹국과 더 가까워졌다. 바트망겔리지는 "만약 이란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난다면 러시아는 이란에게 덜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며 "안보 협력은 계속되겠지만 성과가 미미한 경제 협력의 추진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2차 제재 해제는 이란의 산업 기반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중국 자본재와 투자의 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루 애널리스트는 미국과의 협상 진전이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회담 중개 역할을 한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을 언급하며 "제재가 해제될 경우 이들 국가가 이란과의 상업적 유대를 강화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미국-이란 핵 회담의 결과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역학관계뿐만 아니라 이란의 경제 회복과 국제 관계 재정립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 내부에서는 경제 제재 완화를 통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어, 19일 로마에서 열릴 2차 회담의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