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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인도 전기 오토바이 시장서 재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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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인도 전기 오토바이 시장서 재도약 노린다

자동차 사업 고전 속 오토바이 부문 '세계 왕관' 지키기 위한 이중 전략 추진
벵갈루루에 전기 오토바이 전용 공장 설립 계획... "전기 분야에서도 1위 목표"
남자들이 뉴델리에서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전기 스쿠터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인도의 전기 이륜차 시장은 2023년에 35% 성장하여 거의 100만 대에 달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남자들이 뉴델리에서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전기 스쿠터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인도의 전기 이륜차 시장은 2023년에 35% 성장하여 거의 100만 대에 달했다. 사진=로이터
자동차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혼다가 인도 전기 오토바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세계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혼다는 자사의 시그니처 엔진 기술력과 전기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전략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우리는 전기 제품을 포함한 모든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하고 1위 점유율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혼다의 오토바이 사업부 책임자 미노루 카토는 1월 말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혼다의 엔진 기술력은 2024년 10월 인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CB300F 플렉스 연료 스포츠 자전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엔진은 가솔린과 최대 85% 에탄올로 구성된 E85로 작동하며, 올해 인도 시장에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인도의 전기 이륜차 시장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KPMG 컨설팅에 따르면 2023년 인도에서 판매된 전기 이륜차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93만 대를 기록했다. 전기차는 인도에서 판매된 이륜차의 약 6%를 차지했으며, 이는 3년 만에 5.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현재 인도의 전기 오토바이 시장은 현지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올라 일렉트릭 모빌리티는 약 10만 루피(1,165달러) 수준의 전기 스쿠터를 판매하고 있으며, 히어로 모토콥은 전기 전문 브랜드를 설립해 165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를 115,300루피에 제공하고 있다.

혼다는 인도 전기 오토바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올해 2월에야 첫 전기 스쿠터를 출시했다. 당초 계획보다 약 2년 늦어진 것으로, 부분적으로는 인증 획득 문제 때문이었다. 이 전기 스쿠터의 가격은 약 10만 루피로 현지 경쟁사와 비슷하지만, 최대 주행 거리는 102km로 경쟁 제품에 비해 다소 부족한 편이다.

그럼에도 혼다는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혼다의 오토바이 및 전력 제품 전기화 사업부 책임자 다이키 미하라는 "우리는 전기 분야에서도 1위를 목표로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혼다는 2028년 인도 벵갈루루의 공장 부지에 전기 오토바이 전용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성 요소 설계를 표준화하고, 조립 라인을 일반적인 규모의 약 절반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또한, 부품을 사내에서 생산하고 배터리 제조업체와 협력 계약을 체결해 전기 이륜차의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혼다는 인도에 사업을 집중한 후, 점차 인도를 글로벌 수출 기지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객 서비스는 혼다에게 기회 요인이 될 전망이다. 올라 등 현지 업체들은 오작동하는 배터리와 부적절한 애프터 서비스로 고객 불만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는 인도 전역에 약 6,000개의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어, 이를 활용해 판매 후 서비스와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인도에서 구축한 개발, 조달, 제조 분야의 경쟁 우위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성장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은 브랜드를 강화하고 유럽에서 공세를 펼치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카토는 지적했다. 또한 "그들의 가격이 우리보다 낮지만 우리는 잃을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오토바이는 혼다의 핵심 사업이다. 이 부문은 2024년 12월까지 3분기 동안 5,016억 엔(35억 달러)의 영업 이익을 기록해 자동차 부문보다 990억 엔 앞섰다. 오토바이 부문의 약 19%의 영업 마진은 자동차 부문의 4%를 훨씬 능가한다. 혼다는 현재 이륜차 부문에서 약 40%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혼다는 2030년에 전 세계 이륜차 시장의 약 절반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해에 수요가 6천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은 필수적이다.

현재 인도에서는 히어로가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 29%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히어로는 원래 혼다와 1984년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나, 2010년 계약 종료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제 히어로는 전기 이륜차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혼다에게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혼다에게 오토바이는 모노즈쿠리의 출발점이다"라고 카토는 제조업을 예술로 표현하는 일본어 용어를 사용하며 말했다. 혼다의 설립자 소이치로 혼다는 자전거에 엔진을 부착하는 것으로 시작해 결국 상징적인 슈퍼 쿠브 오토바이를 개발했다. 이제 혼다는 그 유산을 바탕으로 전기 이륜차 시대에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