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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팀 쿡의 애플, 어떻게 ‘트럼프 관세 폭탄’ 비켜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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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팀 쿡의 애플, 어떻게 ‘트럼프 관세 폭탄’ 비켜갔나

지난 2019년 3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노동정책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3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노동정책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으로부터 애플 제품을 일시적으로 면제받는 데 성공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쿡 CEO가 백악관과 긴밀한 소통과 전략적 침묵을 통해 이끌어낸 결과로 평가된다.

1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쿡은 지난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통화하며 고율 관세가 아이폰 가격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도 접촉했으며 다른 기업인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는 HP, 델 등 다른 미국 기술 기업에도 혜택을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팀 쿡을 도왔다"고 언급하며 쿡과의 관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애플이나 다른 기업에 특별한 면제를 제공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면제 조치에도 전자제품은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안보 관세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향후 다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데사이는 "전자제품은 별도의 법적 권한인 섹션 232 조사 대상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쿡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인 접근을 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원)를 기부했으며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의견을 전달해왔다. 윌버 로스 전 상무부 장관은 "팀은 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의 제안은 현실적인 목소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최근 몇 년간 공급망을 베트남과 인도로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해왔지만 여전히 아이폰 부품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쿡의 전략은 애플의 제품 가격 안정화와 공급망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이번 관세 면제 조치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대기업에 유리한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마이클 스트레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속 경제학자는 "관세는 기업이 혁신보다 정치적 로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