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 따르면 UCLA 루스킨 공공정책대학원과 베르그루엔연구소는 전날 공동으로 발간한 ‘2024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지수(Berggruen Governance Index)’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선진 민주주의로 빠르게 성장한 국가지만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에서 드러났듯이 사회적 균열이 여전히 깊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경제력, 민주적 책임성, 공공재 제공 능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음에도 △권위주의 시기에 대한 역사 인식의 양극화 △북한과의 관계를 둘러싼 갈등 △심화된 성별 격차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노동시장 구조에 따른 계층 간 이동 한계 등이 민주주의의 내구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성별 임금 격차와 노동시간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한국 사회의 극심한 세대·성별 갈등이 지속될 경우 민주주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며 “높은 교육 수준과 시민 참여는 한국의 가장 큰 자산이자 사회 통합을 위한 핵심 자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첨단 기술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불만을 해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지수’는 UCLA 루스킨 공공정책대학원, 독일 베를린의 허티스쿨, 베르그루엔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 프로젝트로 국가의 민주적 책임성, 정부 집행 능력, 공공재 제공 수준 간의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