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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엔비디아가 쏘아 올린 불안감 전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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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엔비디아가 쏘아 올린 불안감 전염되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애플, 아마존을 비롯한 M7 빅테크, 인텔과 AMD 같은 반도체, 오라클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애플, 아마존을 비롯한 M7 빅테크, 인텔과 AMD 같은 반도체, 오라클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미 대형 기술업체들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줄을 섰던 대형 기술업체들이 보상 대신 비싼 청구서만 받아 든 꼴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잇달아 만난 뒤 15일(현지시각) 기대와 달리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 중국 수출 길을 막아버리고, 이튿날인 15일에는 AMD의 MI308 반도체 수출도 중단시킨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 두 종목은 폭락했다.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을 막기 위해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이지만 양국간 대립이 AI 반도체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미국이 강경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중국 정부도 이 참에 외국 반도체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직 반도체 독립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중국산 반도체를 쓰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중국의 반도체 독립은 갈 길이 먼 목표였지만 중국 정부는 이번에 그 여정을 시작했다.

18일 배런스에 따르면 중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부처들의 신규 PC, 서버 구입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산 반도체가 들어간 PC와 서버 생산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조처다.

중국은 18종의 중앙처리장치(CPU)만 정부 납품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인텔이나 AMD를 비롯해 서구 반도체 업체들의 제품은 없다.

이 18종 CPU는 영국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반도체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이 자체 반도체 설계를 확보하고 나면 암 역시 중국 CPU 시장에서 배척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인텔은 2024 회계연도 총매출의 29%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는 19%를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소프트웨어


CPU만 된서리를 맞은 것이 아니다. 이 CPU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들도 중국 정부의 사정권에 들어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역시 중국의 규제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가 구매하는 새 PC와 서버는 윈도로 구동돼서는 안되고, 대신 6개 중국산 운영체제 가운데 하나를 써야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침에서 이미 정부 조달용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11개 국내산 소프트웨어로 지정했다.

중국 정부의 조달 지침 변경으로 인해 공급망 역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애플


미·중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가장 위험한 업체는 애플이다.

비록 트럼프가 애플 아이폰, 에어팟, 애플워치 등 주로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스마트 기기에 물리기로 한 145%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는 했지만 이 유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애플 최대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어 애플은 언제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애플은 인도와 베트남 등에도 일부 조립 기지가 있기는 하다. 애플 아이폰 일부 기종이 인도에서 생산돼 전체 아이폰 생산의 15~20%를 인도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부품은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조립 역시 주로 중국에서 이뤄진다.

이 공급망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어서 애플은 미·중 틈바구니에서 속앓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중국 내 판매 둔화 위험도 안고 있다.

무역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애플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토종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던 터라 불매운동이 일어나면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 가팔라질 전망이다.

중국과 대만 매출은 애플의 2024 회계연도 기간 이미 8% 감소했다. 중화권 매출은 애플 총매출의 17%를 차지한다.

아마존


M7 빅테크 가운데 애플 다음으로 중국 위험 노출 비중이 높은 곳은 아마존이다.

아마존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대개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들 제품은 최소 145%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아마존 자체 브랜드, 아마존 쇼핑몰에 입점한 입점 업체들이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을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세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양국 무역전쟁, 관세전쟁이 심화하면서 관세가 더 뛸 위험도 있다.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는 상대적으로 미·중 무역전쟁 충격이 덜하겠지만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지난해 총 매출의 11%를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였고, 알파벳은 중국 시장을 따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총 매출의 16%를 챙겼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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