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IE "무역 협상에 평균 18개월·이행에 4년 걸려"...조기 협정 체결은 난망

트럼프 지난 17일 앞으로 3~4주 안에 중국과 통상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역사적으로 볼 때 그렇게 이른 시일 내에 협정이 타결된 전례가 한 번도 없다”고 짚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에는 평균 18개월이 걸리고, 실제로 이 협정을 이행하는 데는 평균 4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레타 페이쉬 전 무역대표부(USTR) 법률 고문은 배런스에 “백악관이 향후 몇 개월 내에 특정 국가들과 향후 협상 일정과 범위 등에 관한 잠정적인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예를 보면 그런 잠정 합의는 수시로 이행 중단과 관세율 인하를 동반하기 마련이고, 관세 부과가 영구히 중단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배런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잠정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일본, 호주, 베트남을 꼽았다. 미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에 이르는 데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고, 중국과의 합의가 가장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미 정부는 75개 국가가 미국에 협상 의사를 전달했으며 미국이 15개 국가의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협상을 희망하는 국가에 중국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배런스는 “미국이 특정 국가와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해도, 앞으로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관세율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국가와는 무역 협상에 직접 개입하고, 협정문에 직접 서명할 것이라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제조업 무역 담당 선임 고문이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일본과의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 측 협상 대표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가 나서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주에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총회를 계기로 주요국 재무 장관 등과 연쇄 접촉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베선트 장관과 만난다.
이번 총회는 21일부터 26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이번 총회가 관세 전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MF는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한 비용 초래, 무역 장벽의 증가로 인한 성장 타격,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생산성 저해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