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AI 모델 개발로 '중국의 샘 알트만'으로 부상... 오픈소스 전략으로 美 의존 탈피
신화적 성장 스토리가 젊은층에 영감 주며 국가 전략적 인물로 부상
신화적 성장 스토리가 젊은층에 영감 주며 국가 전략적 인물로 부상

40세인 량원펑은 현재 1950년대와 1960년대의 핵 과학자들처럼 중국의 전략적 우위를 발전시키는 핵심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단순한 기업가를 넘어 중국의 AI 독립성과 기술 자주권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중국이 항상 추종자가 될 수는 없다"라고 2024년 중국 매체 36Kr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량원펑의 말은 그의 기술적 야망을 보여준다. 현지 상인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음력 설날에 무장 경찰과 함께 고향을 방문했는데, 이는 그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1985년 초등학교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량원펑은 중국의 공교육 시스템에서 일찍부터 수학과 물리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17세의 나이에 광둥성 대학 입학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명문 저장대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2010년 카메라의 객체 추적 알고리즘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량원펑은 2015년 동료 쉬진(Xu Jin)과 함께 양적 투자회사 하이플라이어 콴트(High-Flyer Quant)를 설립했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해 중국 4대 양자 트레이딩 펀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관리 자산이 1,000억 위안(약 15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에는 10억 위안을 투자해,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10,000개를 갖춘 컴퓨팅 센터를 개발했다.
하이플라이어의 컴퓨팅 자원이 일상적인 트레이딩 수요를 초과하자, 량원펑은 2019년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2023년 초,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몇 달 만에 그는 연구소를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에 중점을 둔 딥시크로 전환했다.
딥시크는 작년 12월 오픈소스 V3 파운데이션 모델을, 올해 1월에는 R1 추론 모델을 출시해 중국 AI 시장에 혁명을 일으켰다. 스타트업 01.AI의 설립자 이카이푸(Lee Kai-fu)는 딥시크의 성공으로 인해 자사의 모델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컸다.
100명 이상의 젊은 과학자를 고용하고 있는 딥시크는 타 기업들과는 달리 과대 광고를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핀란드 학자 페트리 쿠이티넨(Petri Kuittinen)은 "딥시크의 모델은 비용 효율적이고 오픈소스"라며, 이는 "미국에서 개발한 모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량원펑은 매우 낮은 프로필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유일한 주목할 만한 공개 등장은 지난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심포지엄이었다. 그는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 초청을 거절했고, 수많은 언론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 놀랍게도 그는 공개적인 소셜 미디어 계정조차 없다.
딥시크는 중국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모델로, 중국 전역에 AI 기술 채택의 붐을 일으켰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대기업들은 딥시크의 모델을 자사 제품에 통합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오픈AI와 같은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딥시크는 미국의 고급 칩 접근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량원펑은 딥시크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공일반지능(AGI)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LLM은 AGI의 예비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AGI로 가는 유일한 경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량원펑의 성공 스토리는 중국 교육 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그가 다녔던 학교에는 그에 관한 포스터가 걸려 있어, 학생들에게 부지런함과 헌신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인내와 역경 극복의 본보기로 그를 언급한다.
량원펑과 딥시크의 영향력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중국의 기술 독립성과 젊은 세대에 대한 영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중국이 AI 분야에서 자국 기술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국가적 열망의 상징이 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