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서 해고된 전직 엔지니어가 브레이크 결함 문제를 제기했다가 해고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의 전직 엔지니어 크리스티나 발란이 "브레이크 문제를 제기하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소속 팀의 강제 추방까지 위협했다"고 주장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루마니아 출신인 발란은 과거 테슬라 모델S 배터리 개발에 기여해 이름 이니셜 ‘CB’가 배터리 팩에 새겨질 정도로 핵심 인재였다.
그는 지난 2014년 모델S 차량의 바닥 매트가 브레이크 안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머스크에게 직접 보고했다. 이는 지난 2013년 머스크가 전 직원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에게든 나에게도 직접 말하라”고 지시한 이메일에 따른 행동이었다.
하지만 발란은 이후 예정된 머스크와의 면담에서 법무팀과 보안요원들만 마주했고 회유 끝에 사실상 강제 사직됐다. 그는 사직서에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불이익을 당했으며 말할 기회를 얻은 이들조차 추방 위협을 받았다”고 자필로 적었다. 당시 그녀와 함께 일하던 팀원 상당수는 미국 영주권을 기다리던 이민자들이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이후 테슬라는 지난 2017년 발란이 사내 자원을 유용해 개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이메일에서 해당 프로젝트는 테슬라 지도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발란은 테슬라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테슬라는 사건을 강제중재로 돌려 소송을 무력화했다.
미국에서는 대기업들이 법정 대신 사내 중재를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종종 노동자 권리 침해 논란으로 이어진다. 발란은 최근 항소심에서 이같은 중재 조치를 무효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대부분의 절차를 법률대리인 없이 직접 진행한 끝에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그는 영국 주간지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사람을 괴롭히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며 “그의 진면목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사건을 반드시 공개 법정에서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일렉트렉은 “초기 발단이 된 브레이크 문제 자체는 심각한 결함이라 보긴 어렵지만 이후 테슬라의 대응은 도를 넘었다”며 “머스크는 최근에도 수퍼차저 팀 전체를 해고하고, 이민자 팀원들을 위협하는 발언을 해온 바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