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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쥬라기 월드’ 英 영화지원제도로 1700억원 혜택…비판 여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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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쥬라기 월드’ 英 영화지원제도로 1700억원 혜택…비판 여론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한 장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한 장면. 사진=로이터
미국 유니버설픽처스가 2022년 개봉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제작 과정에서 영국 정부의 세금 환급 제도를 통해 8910만 파운드(약 1700억원) 규모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국세청(HMRC)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07년 영국 정부의 영화 투자유치 인센티브 제도 시행 이후 단일 영화 기준 최대 지급액이다. 영화 제작사가 총 제작비의 10% 이상을 영국에서 지출할 경우 최대 25.5%까지 환급해주는 이 제도는 영국 내 촬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제작비는 총 4억5360만 파운드(약 8170억원)로 이는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4억5200만 파운드(약 8150억원)를 소폭 웃돌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제작사 유니버설은 이 영화와 2018년작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을 통해 영국 정부로부터 총 1억5980만 파운드(약 2800억원)를 환급받았다.

이 기간 유니버설 영화 부문은 약 39억 파운드(약 7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국 영화진흥원(BFI)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환급 제도는 1년간 약 7조70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촬영을 통한 고용 창출도 활발히 이뤄져 2019년 기준 런던에서 4만9845명, 영국 전역에서 1만9085명의 고용을 유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영국의 촬영 인프라와 인재, 자연환경만으로도 충분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정부가 대기업에 과도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조세개혁 시민단체인 납세자연합의 존 오코넬 대표는 “대기업이 절감한 금액을 본 납세자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외국인 투자는 분명 이익이지만 정부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2020년 팬데믹 기간 중 촬영돼 주요 출연진들이 하루 400파운드(약 72만원) 이상의 고급 숙소에서 5개월 간 격리 생활을 하며 제작이 진행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