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보다 30% 빠른 셀 냉각 속도 제공
프로젝트 V, 2027년 상용화 앞두고 세계 최초 침수 냉각 적용 자동차 될 전망
프로젝트 V, 2027년 상용화 앞두고 세계 최초 침수 냉각 적용 자동차 될 전망

케이터햄의 일본 모회사인 VT 홀딩스의 다카하시 카즈호 사장은 "이 차량은 침수 냉각 기술을 탑재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케이터햄은 지난해 12월 프로젝트 V 스포츠 쿠페 프로토타입에 침수 냉각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 차량은 빠르면 2027년에 상용 출시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V는 최대 200kW의 출력을 갖도록 설계되었으며, 0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 이내에 가속하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터햄이 침수 냉각 기술을 선택한 이유는 고속 주행 후에도 배터리 온도를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할 수 있어 충전 관련 문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추운 날씨에서도 배터리가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액침 냉각 기술은 그동안 주로 데이터 센터 서버에 사용되어 왔으며, 차량 배터리에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2018년 영국 스포츠카 메이커 맥라렌이 스피드테일 하이브리드카에 이 기술을 적용했지만, 100대 정도만 한정 생산된 모델이었다.
케이터햄의 배터리 냉각 시스템은 대만 기업 싱 모빌리티(Xing Mobility)에서 개발됐다. 이 회사는 2015년 전 테슬라 및 파나소닉 엔지니어들이 경주용 자동차 개발을 위해 설립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시장 환경 변화로 차량 개발을 포기하고 배터리 시스템 연구 개발에 집중해왔다.
싱 모빌리티의 CEO 로이스 홍은 "경주용 자동차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구축하여 자동차 산업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액침 냉각 시스템은 특정 배터리 유형이나 제조업체에 국한되지 않는 장점이 있으며, 케이터햄은 파나소닉에서 만든 배터리와 함께 이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이다.
액침 냉각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배터리는 방전 및 충전 시 열을 발생시키며, 고온이 장시간 지속되면 성능 저하가 가속화되거나 심한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기존의 배터리 냉각 방법에는 팬을 통한 공기 냉각과 셀에 닿는 금속 냉각판 내부의 냉매를 순환시키는 간접 액체 냉각이 있지만, 침수 냉각은 배터리 셀을 냉각수에 직접 담그기 때문에 더 빠르게 작동한다.
싱 모빌리티의 시스템은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셀을 모니터링하고 냉각수 흐름을 조정해 배터리 온도를 최적 범위인 0~40℃ 사이로 유지한다. 이 시스템은 간접 냉각보다 30% 더 빠르게 냉각되어 배터리를 일반적인 40분이 아닌 13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홍 CEO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기술의 상용화에는 비용이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V의 예상 가격은 약 8만 파운드(약 1억 4천만 원)부터 시작한다. 냉각 시스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높은 가격은 특수 스포츠카에서는 가능할 수 있지만, 대중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
일본 자동차 업계 소식통은 "일본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침수 냉각 설치를 고려했지만 비용 때문에 포기했다"고 전했다. 싱 모빌리티는 2026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설계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냉각수로 인한 배터리 무게 증가다. 이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줄일 수 있어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침수 냉각 기술 개발의 한 가지 초점은 효율성을 높이고 배터리를 더 작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