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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 중국의 보잉 중단으로 이익 실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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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 중국의 보잉 중단으로 이익 실현 전망

미·중 무역갈등 속 공석 배송 슬롯 확보 위해 보잉과 협상 중
국영 항공사, "예상보다 일찍 항공기 확보할 기회" 평가
2024년 8월 28일 말레이시아 세팡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8월 28일 말레이시아 세팡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말레이시아 항공 그룹(Malaysia Aviation Group)이 미·중 무역 전쟁 격화로 중국 항공사들이 포기한 보잉 항공기 배송 슬롯을 인수하기 위해 보잉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이 자국 항공사에 보잉 항공기 수령을 중단하고 미국 기업으로부터 항공 장비 및 부품 구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한 이후 나온 움직임이라고 2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의 모회사인 말레이시아 에비에이션 그룹의 이잠 이스마일(Izham Ismail) 최고경영자(CEO)는 20일 현지 통신사 베르나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으로 보잉 배송 슬롯이 사용 가능해지면, 이를 예상보다 일찍 항공기 배송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MAG는 우리가 그 슬롯을 인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보잉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마일 CEO는 성공적으로 슬롯 입찰에 성공할 경우, 노후화된 항공기 현대화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자본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항공기가 항공사의 객실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잉은 최근 737 맥스 제트기 중 일부를 중국 고객에게 인도하기 전에 배치했던 중국에서 미국으로 반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잉과 중국 모두 제트기가 돌아오는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어느 쪽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카자나 나시오날(Khazanah Nasional)이 전액 출자한 말레이시아 에비에이션 그룹은 꾸준히 항공기를 늘리고 갱신해 왔으며, 2030년까지 55대의 차세대 737 맥스 항공기로 구성된 협폭체 항공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737 맥스 8 18대와 737 맥스 10 항공기 12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혔으며, 추가로 30대의 제트기를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또한, 2023년에서 2026년 사이에 에어 리스 코프(Air Lease Corp)로부터 25대의 737 맥스 제트기를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마일 CEO는 비어있는 배송 슬롯에서 추가 항공기를 인수하기 위한 잠재적인 계약은 에어 리스 코프 거래의 일부가 아니며, 그룹은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본 시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최근 예상보다 느린 항공기 인도와 유지 보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24년 마지막 분기에는 6,000편 이상의 항공편 용량을 감축해야 했고, 이로 인해 연간 순이익이 90% 이상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이번 보잉 슬롯 확보 시도는 미·중 무역갈등이 항공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말레이시아 항공의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시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미·중 무역 분쟁 속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며 자국 항공사의 이익을 극대화할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