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800달러 이상 미국행 배송 중단
물류 전문가들 "일시적 조치지만 전자상거래 타격 불가피"
물류 전문가들 "일시적 조치지만 전자상거래 타격 불가피"

글로벌 택배 대기업 DHL은 지난 19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미국으로 향하는 800달러 이상의 모든 B2C 배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2일부터 800달러 이하 중국 제품에 대한 '최소한(de minimis)' 관세 면제를 종료하기로 한 결정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지는 소포에 대한 관세는 90%에서 120%로 더욱 인상될 전망이다.
상업 부문을 대표하는 제프리 람 킨펑 의원은 "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대부분 고객에게 직접 배송되기 때문에 이번 중단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들은 수입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람 의원은 "예를 들어 대학에 입학하고 신학기 용품을 온라인으로 쇼핑하려는 사람들은 영향을 받을 것이며 대체 플랫폼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일시적 운항 중단이 DHL이 미국 세관을 통과하기 위해 밀린 소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홍콩 중국인 수입업자 및 수출업자 협회의 명예 회장인 케네디 웡잉호는 미국으로의 수출에 대한 관세와 관련된 "복잡한" 상황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예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십만 개의 소포가 있지만, 미국 세관은 이 물량을 처리할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웡 회장은 중국 본토와 홍콩의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이 이번 중단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홍콩이 본토 상품을 미국으로 보내는 허브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지역 물류 회사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시장은 수출할 수 없는 재고가 증가함에 따라 혼란에 직면할 수 있어 국내 고객에게 수출을 전환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웡 회장은 또한 현지 기업들이 관세 인상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와 유럽연합(EU)으로 무역 파트너 기반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원을 받는 온라인 소매업체 쉬인과 테무는 이미 미국 소비자들에게 "최근 글로벌 무역 규칙 및 관세 변경으로 인해" 4월 25일부터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두 플랫폼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국에서 직접 소포를 배송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DHL 익스프레스는 신고 가능 가격이 800달러 이상인 미국 기업에 대한 기업 간(B2B) 배송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지만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우체국은 지난 4월 27일부로 육로와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향하는 소포를 즉시 중단하고, 같은 날 상품에 대한 항공 우편 서비스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우체국은 이 결정이 미국 정부의 "5월 2일부터 홍콩에서 미국으로 발송되는 우편물에 대한 무관세 최소 처리를 제거하고 미국으로 향하는 상품이 포함된 우편물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한 결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우체국은 또한 미국의 이러한 조치를 "불합리하고, 괴롭히며, 관세를 남용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번 DHL의 서비스 중단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는 홍콩과 중국 본토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상당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대체 시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