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들 "국부펀드 투자 철회, 중국 정부 압력에 따른 것"

21일(현지시각) FT는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국부펀드들이 미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소식통들은 이러한 중국 국부펀드들의 움직임이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일부 중국 국부펀드의 경우 미국에 본사를 두지 않은 바이아웃 그룹이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해당 투자에서 자신들을 제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부펀드들의 이러한 투자 전략 변화는 최근 3주 동안 발표된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크게 위축될 위기에 처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FT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사모펀드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를 바꿨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더 이상 미국 사모펀드에 새로운 펀드 출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일부 투자자들이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투자 건에 대해서도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투자공사(CIC)를 포함한 국부펀드들이 이 같은 투자 계획 철회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으며, 다른 중국계 펀드들도 미국 사모펀드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십 년 동안 중국 국부펀드들은 블랙스톤, TPG, 칼라일 그룹을 포함한 미국 주요 사모펀드 그룹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지난 30년 동안 CIC와 국가외환관리국(SAFE) 같은 중국 국부펀드들은 미국 사모펀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왔고 이를 통해 미국의 사모펀드 산업은 금융 서비스의 틈새 시장에서 4조7000억 달러를 운용하는 지배적인 산업으로 성장했다
국부펀드 연구 기관인 글로벌SWF에 따르면, 2023년 기준 CIC와 SAFE는 각각 1조3500억 달러와 1조 달러 규모의 자산 중 약 25%를 대체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CIC의 미국 사모펀드 투자 속도는 이미 둔화돼 왔다. FT는 CIC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지에 투자 파트너십을 설립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또한 캐나다와 유럽의 연기금 등 미국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자들 역시 최근 투자 약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주요 경영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환경이 투자처를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블랙스톤의 조너선 그레이 사장은 지난 17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고객들로부터 이 상황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