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 증가...8만8000달러대 저항선 돌파 주목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거론하고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달러화가 3년여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뉴욕 시장 초반 약 3.9% 상승한 8만8404달러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상승폭을 줄이며 한국 시각으로 22일 오전 5시48분 현재 전일 대비 2.4% 오른 8만7229.26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게시 글에서 파월 의장이 지금이라도 반드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파월의 해임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파월 의장을 해고할 수 있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뒤 달러 매도세에 힘이 더해졌고, 비트코인은 4월 초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디지털자산 프라임 브로커 팔콘X의 숀 맥널티 아시아태평양 파생상품 거래 책임자는 "달러 약세가 암호화폐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얇은 유동성이 시장의 움직임을 더 과장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시장은 열렸지만, 유럽 등 주요국 금융시장은 부활절 연휴 기간으로 휴장했다.
특히 이날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이례적으로 금값 급등과 동시에 이뤄지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뉴욕 시장 후반 전거래일 대비 2.94%가량 오른 트로이온스당 3425.57달러에 거래됐다.
블록체인 업체 더 블록(The Block)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지난주 대규모 자금이 순유입되며 비트코인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1580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2~3월 대비 자금 유입 흐름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스토 리서치(Presto Research)의 피터 정 리서치 책임자는 "여전히 높은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 달러화 약세 흐름 등에서 불안감이 분명히 있다"면서 "그러나 4월에 비트코인이 미국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슨트 7(M7)’을 능가하며 잘 버텨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도의 랠리를 확대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기술적으로 200일 이동평균 저항인 8만8200~8만8800달러 사이를 돌파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강세 사이클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5월 6~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88.9%의 확률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