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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들, 반도체 칩 연구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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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들, 반도체 칩 연구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부상

중국 논문 및 인용, 상위 10위 중 9자리 차지...미국 보고서
미국 기관은 상위 10위 안에 한 곳도 없어
중국과 미국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과 미국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대학들이 반도체 칩 관련 연구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미국 조지타운 대학 신흥 기술 관측소(ETO)의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2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칩 관련 영어 연구 발표 상위 10개 기관 중 9곳이 중국 기관이며,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분야에서도 8개의 중국 대학이 상위 10위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미·중 기술 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도구 획득을 제한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연구 분야에서는 중국의 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칩 설계 및 제조 관련 연구에서 두 번째로 큰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10위 안에 한 기관도 포함되지 못했다.
중국과학원(CAS)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14,300개 이상의 칩 관련 논문을 발표하며 발표 총량과 인용 수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CAS는 인간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인공지능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탄소 기반 마이크로칩 개발 등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CAS와 제휴한 중국과학원 대학교(UCAS)는 약 7,850개의 논문으로 발표 총량 2위, 인용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칭화대학교는 4,650편의 논문으로 발표 부문 5위, 인용 부문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칭화대 연구팀은 2023년 세계 최초로 완전 시스템 통합형 멤리스터 칩을 공개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전자과학기술대학(UESTC)은 약 5,240편의 논문으로 4위, 난징대학교는 4,250편으로 6위, 화중과학기술대학교(HUST)는 3,660편으로 8위, 절강대학교는 3,580편으로 9위, 북경대학교는 3,440편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중국 대학들은 특히 뉴로모픽 컴퓨팅, 광학 컴퓨팅, 양자 컴퓨팅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핵심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북경대학 연구팀은 지난 2월 인텔, TSMC, 삼성의 가장 진보된 제품보다 뛰어난 성능의 2D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실리콘 없이 기존 공정 기술을 사용해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제재를 우회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ETO의 수석 애널리스트 재커리 아놀드는 중국이 뉴런에서 영감을 받은 컴퓨팅 아키텍처나 전자 대신 빛을 사용하는 광학 컴퓨팅과 같은 성장 분야에서 출판된 논문 수 측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이 수출통제만으로는 반도체 분야의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학들의 연구 성과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칩 연구에서 중국이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미래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칭화대, 북경대 등 중국 유수 대학들이 집적회로 전문학교를 설립하며 차세대 기술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국의 반도체 연구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