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루루에 거점 마련, AI 활용한 차세대 칩 제조 기술 개발 박차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발맞춘 투자 확대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발맞춘 투자 확대

이번 결정은 자체적인 반도체 제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맞물려 이루어지는 것으로, 도쿄 일렉트론의 인도 내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도쿄 일렉트론은 올여름 인도 남부의 기술 중심지인 벵갈루루에 첫 번째 개발 기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소규모 팀으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2027년까지 현지 채용을 통해 약 300명 규모로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벵갈루루는 인도 내에서도 뛰어난 기술 인재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으로, 도쿄 일렉트론은 이곳에서 확보한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세대 칩 제조 장비 개발과 제조 공정 최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쿄 일렉트론은 AI 기술을 통해 칩 제조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소재 개발 및 생산 효율성 증대 등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비롯한 전문 인력 확보는 노동력 부족 문제에 직면한 일본 내에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으로, 인도의 풍부한 기술 인력 풀은 도쿄 일렉트론에게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반도체 산업의 국가적 자립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인도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막대한 보조금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인도에 조립 및 테스트 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AMD는 디자인 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역시 인도 현지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후공정(백엔드)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도쿄 일렉트론의 경쟁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역시 인도에 지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쿄 일렉트론의 이번 인도 개발 허브 설립 결정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반도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도쿄 일렉트론은 지난 9월 인도의 타타 일렉트로닉스와 인재 개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돌레라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도쿄 일렉트론은 이 공장의 장비 설치 및 유지 보수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인근에 지원 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도쿄 일렉트론이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현지 기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일렉트론의 인도 개발 허브 설립은 단순히 인건비 절감이나 시장 확대를 넘어, 인도의 우수한 기술 인력을 활용하여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투자 결정은 인도가 조만간 새로운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도쿄 일렉트론의 이번 투자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춘 중요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도쿄 일렉트론의 인도 개발 허브가 어떤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지, 그리고 인도 반도체 산업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