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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대격돌...미중 기술 패권 경쟁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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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대격돌...미중 기술 패권 경쟁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미래를 건 두뇌 싸움, 양자 우위 확보에 사활 건 미국과 중국
미국, 빅테크 기업 주도 하에 실질적 응용 분야 개척 박차
중국, USTC 등 국가 주도로 기초 연구 및 인력 양성에 집중
2025년 4월 현재, 미국의 근소한 우위 속 치열한 추격전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차세대 혁신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른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단순한 과학 기술 발전을 넘어 안보, 경제, 산업 전반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지닌 양자 컴퓨팅 기술의 주도권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제 질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마치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을 연상시키듯, 양국은 양자 우위라는 목표점을 향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며 숨 가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주도 하에 실질적 응용 분야 개척 박차


22일(현지시각) 주식 분석 플랫폼 팁랭크스가 미중 양국의 양자 컴퓨팅 경쟁을 집중 분석했다.

2024년 말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양자 컴퓨팅 분야는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공개한 ‘마요라나 1’ 칩은 양자 컴퓨팅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오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상 큐비트 아키텍처를 채택, 이론적으로 최대 100만 큐비트까지 확장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이는 더 이상 실험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문제 해결에 투입될 수 있는 양자 컴퓨터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구글(GOOG) 역시 ‘윌로우’ 칩을 통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복잡한 연산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비록 아직은 벤치마크 수준이지만, 이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현실적인 도구로 진화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다.

IBM(IBM)은 한발 더 나아가 모듈형 양자 컴퓨터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4,000개 이상의 큐비트를 지원하는 ‘퀀텀 시스템 투(Quantum System Two)’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양자 컴퓨팅 기술의 상업적 활용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아이온큐(IONQ)와 리게티(RGTI)는 혁신적인 하드웨어 개선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허니웰(HON)의 합작사인 퀀티넘(Quantinuum) 또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미국의 양자 컴퓨팅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이러한 기술 발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반도체 과학법(CHIPS Act)을 통해 조성된 막대한 연구 개발 자금은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또한, 주요 대학들과 스타트업들의 활발한 참여는 양질의 인재를 육성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국가 주도 하에 기초 연구 및 인력 양성에 집중


미국에 비해 다소 조용하지만, 중국 역시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2021년, 중국과학기술대학교(USTC) 연구팀이 개발한 광 기반 양자 컴퓨터 ‘지우장(Jiuzhang)’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조차 따라올 수 없는 특정 연산 능력을 불과 몇 분 만에 보여줘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66큐비트 초전도 양자 칩 ‘주충지(Zuchongzhi)’ 역시 특정 유형의 계산에서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주며 중국의 양자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이 양자 컴퓨팅 분야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수천 명에 달하는 양자 컴퓨팅 관련 졸업생을 배출하며 탄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양자 컴퓨팅 연구 개발은 주로 USTC와 같은 국립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알리바바(BABA), 바이두(BIDU), 텐센트(TCEHY) 등 주요 IT 기업들도 자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관련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연구 성과가 시장보다는 정부 주도로 공유되는 경향이 강하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양자 우위를 확보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넘어, 미래 사회의 핵심 기술을 자국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강력한 국가적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 vs 중국, 누가 먼저 양자 우위 고지에 오를 것인가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와 기술 개발 추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미국의 강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활발한 기술 공개 및 실제 작동 시스템: 더 많은 큐비트 수를 가진 양자 컴퓨터가 속속 공개되고 있으며, 실제 연산 능력을 입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업적 응용 분야의 선도: 의료,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 기술의 상업적 응용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다.

개방적인 생태계 및 빠른 시장 진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MSFT, GOOG, IBM, IONQ, RGTI, HON)들이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개방적인 연구 환경과 글로벌 협력을 통해 빠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다음과 같은 잠재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자금 지원 및 협력: 중앙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과 긴밀한 산학연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초 과학 연구에서의 초기 성과: 특정 물리적 실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하며 기초 연구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숙련된 인재: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인력 양성 정책을 통해 양자 컴퓨팅 분야의 핵심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명확한 목표와 장기적인 계획: 2030년 양자 우위 확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미국이 상업적 활용 가능성과 기술 공개 측면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체계적인 투자, 그리고 빠른 인재 양성을 바탕으로 기초 연구 및 잠재적인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양자 컴퓨팅 발전은 민간 기업과 시장 주도형 혁신에 의해 주도되는 반면,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통제와 장기적인 전략 하에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2025년 4월 현재, 미국의 근소한 우위


2025년 4월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미국의 양자 컴퓨팅 기술이 상업적 응용 및 시스템 완성도 측면에서 중국에 비해 다소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발전된 칩과 현실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 그리고 관련 상장 기업들의 성장세는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양자 컴퓨팅 기술은 예측 불가능성이 큰 분야이며, 단 하나의 혁신적인 칩이나 새로운 기술이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미중 간의 무역 갈등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이 첨단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무역 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 역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및 시장 접근성 제한 등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는 미국이 양자 컴퓨팅 기술 경쟁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역시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양자 컴퓨팅 기술 패권 경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양국 정부의 전략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국제 질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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