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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中으로 기술 유출 차단 어려워”…화웨이 칩 제조로 10억달러 벌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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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中으로 기술 유출 차단 어려워”…화웨이 칩 제조로 10억달러 벌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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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로고. 사진=로이터
TSMC가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IT매체 아스테크니카가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수출 규제 및 관세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TSMC의 ‘관세 무풍지대’가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발표한 2024년 연례보고서에서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우리의 역할은 고객사 제품의 최종 용도나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본질적으로 제한한다”며 “우리의 반도체가 의도치 않은 최종 사용자에게 넘어갈 가능성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중국 기업들이 AI 칩을 확보하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지난해 10월 미국 제재 대상인 중국 화웨이의 AI 가속기를 분해한 결과 엔비디아가 설계하고 TSMC가 제조한 칩이 탑재돼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SMC는 이 사안을 미국 정부에 즉시 통보하고 대만 당국의 조사에도 협조했지만 자사 고객의 제품이 제재 대상에 포함된 업체로 흘러갔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보고서에서도 “우리가 최선을 다해 수출 통제법과 제재 규정을 준수하더라도, 향후 법적 책임과 재정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들어 반도체를 포함한 중국 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으며 이로 인해 TSMC의 글로벌 공급망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TSMC는 보고서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및 관련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비용 상승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함께 사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반도체 원자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TSMC의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TSMC는 “수출 통제 및 제재 조치가 확대되거나, 반도체 제품 판매에 전면적 혹은 부분적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고객사의 수요 감소뿐 아니라 공급망 구조 자체가 변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와 경제 영향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관세율을 발표할 예정이며, 최근 로이터는 발표가 “다음 주 중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SMC는 관세가 향후 1년간 전 세계 반도체 업체에 10억 달러(약 1조39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업계 전망을 인용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