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머스크 CEO에 '정치적 언행 자제' 경고…1분기 실적 부진 배경에 '정치 리스크' 지목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머스크 CEO에 '정치적 언행 자제' 경고…1분기 실적 부진 배경에 '정치 리스크' 지목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공개한 2025년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고전했다면서 그 배경 중 하나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를 지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 보고서에서 "급변하는 통상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 트럼프 정부의 무역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언급했다.
특히 테슬라는 에너지 부문에서 관세의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관세 환경은 자동차 부문보다 에너지 사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렉트렉은 이러한 분석 뒤에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과 활동이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최근 대규모 자산을 투입해 전기차에 반대하는 정치인을 공개 지지했으며 백악관의 정책에 반하는 입장을 잇따라 드러내며 논란을 일으켜 왔다. 심지어 기후변화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테슬라 자원을 사적으로 전용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문에서는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정치적 분위기의 변화가 단기적으로 제품 수요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적시하면서 머스크의 정치 개입이 소비자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부 인식이 드러났다.

일렉트렉은 "과거 테슬라는 전기차를 정치와 분리시키려 했으나 최근 머스크의 초광폭 정치 개입이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테슬라에 대한 인센티브를 중단하거나 조사에 착수했고 캐나다에서는 테슬라의 보조금 활용 방식에 대해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제품보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우선시하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최근 극우 세력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심지어 홀로코스트를 옹호하는 주장에도 동조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테슬라 구매자들 사이에서도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고 있어 사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일렉트렉은 “직원들은 회사의 사명에 공감해 입사했지만 CEO의 정치적 행동이 회사 운영에 해가 된다고 느끼고 있다”며 “일부는 조용히 회사를 떠나고 있고, 일부는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