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와 수익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다시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0년간 반복된 약속과 지연으로 인해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테슬라의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중반부터 자율주행 기술이 회사의 수익에 기여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수백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자율주행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오는 6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유료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모델Y 차량 10~20대를 투입해 제한된 지역에서 운영할 예정이며 이는 완전 자율주행보다는 원격 조작 지원이 포함된 형태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올해 말까지 모델Y 차량이 공장에서 고객의 집까지 스스로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소비자 차량에서도 감독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렉트렉은 "머스크 CEO는 지난 10년간 매년 비슷한 약속을 해왔지만 현실화된 적은 없다"며 "이번에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기능은 아직도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수준이며 미국 연방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카메라 기반의 비전 시스템을 사용하며 경쟁사인 웨이모와 달리 라이다 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 머스크 CEO는 웨이모의 시스템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판하며 테슬라의 접근 방식이 더 확장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테슬라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71%의 순이익 감소와 9%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차량 인도량도 13% 감소했으며 이는 머스크 CEO의 정치적 활동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머스크 CEO의 자율주행 관련 발언 이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상승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