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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028년 1.4nm 초미세 공정 칩 양산 목표…삼성·인텔과 '기술 격차'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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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028년 1.4nm 초미세 공정 칩 양산 목표…삼성·인텔과 '기술 격차' 벌린다

2nm 이어 차세대 패키징 기술 2027년 도입…AI 시대 '고성능·저전력' 칩 경쟁 주도
미국 애리조나에 첨단 공장 건설 박차…1650억 달러 투자 로드맵 '착착' 진행
TSMC는 더 강력한 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TSMC는 더 강력한 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2028년까지 가장 진보된 1.4나노미터(nm) 공정의 칩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보다 앞선 기술 로드맵으로, TSMC가 초미세 공정 기술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2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A14' 또는 '14옹스트롬' 노드라고도 불리는 1.4nm 공정은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 2nm 공정의 차세대 기술이다.

TSMC에 따르면 1.4nm 칩은 2nm 칩 대비 속도는 15% 향상되고 전력 소비는 30% 절감될 수 있어 스마트폰이나 기타 장치에서 더욱 강력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TSMC 회장 겸 CEO인 웨이저자(魏哲家, C.C. Wei)는 "TSMC의 기술 리더십과 제조 우수성은 혁신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공한다"고 강조해 차세대 기술 개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7nm 이하의 초미세 공정 칩 생산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TSMC, 인텔, 삼성전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텔과 삼성전자 역시 1.4nm 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몇 년 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TSMC가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노미터 숫자가 작을수록 더 집적도가 높고 강력한 성능의 칩을 의미한다. 미국의 칩 설계회사 AMD는 TSMC의 2nm 공정을 활용해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칩을 개발하는 첫 번째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또한 여러 기능을 가진 더 많은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하는 차세대 칩 패키징 기술을 개발 중이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닛케이아시아는 TSMC가 첨단 패키징을 지원하기 위해 칩의 기반이 되는 소재인 기판의 근본적이고 새로운 형태를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칩 패키징 및 적층 기술은 AI 시대에 칩을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생산 공정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TSMC는 올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nm 이하의 첨단 칩을 생산할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 내에 총 3개의 첨단 공장과 2개의 첨단 패키징 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차세대 칩 생산 유치를 목표로 하는 16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로드맵의 일환이다. 애플,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TSMC의 주요 고객 대부분이 이러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미국 기업들이다.

한편, TSMC는 2nm와 1.4nm 칩 사이의 기술적 간극을 메우기 위해 2026년부터 1.6nm 또는 'A16' 기술을 적용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노드는 기본적인 성능은 2nm 기술과 유사하지만, 내부 배선을 단순화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칩 상단이 아닌 하단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혁신적인 '후면 전력 레일(backside power rails)' 방식을 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TSMC의 공격적인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과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기술 경쟁 구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TSMC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