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슬라 등 자국 업체에 '비관세 장벽' 지적… 日 보조금 정책에 '불만' 제기
日, 광범위한 EV 이용 위한 표준 고수… 차세대 충전 규격 논의 가능성 시사
日, 광범위한 EV 이용 위한 표준 고수… 차세대 충전 규격 논의 가능성 시사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반적으로 전기차 충전소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CHAdeMO 표준 준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유료 공급업체들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구식 기술을 요구받음으로써 일본 시장 진출을 꺼리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 역시 22일 기자 회견에서 CHAdeMO가 관세 협상의 "의제에 포함될 것 같다"고 언급하며, 일본이 다가오는 회담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계속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여, 협상 과정에서 CHAdeMO 표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일본 내 전기차 충전소는 약 4만 곳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30만 곳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상업 시설 및 주택 단지에 27만 개의 표준 충전소와 고속도로에 3만 개의 고속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테슬라 전기차는 제조사의 특수 어댑터를 사용하여 CHAdeMO 호환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지만, CHAdeMO 표준을 채택한 차량은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보조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의 대가로 CHAdeMO 준수를 요구하는 것이며, 이는 최대한 많은 차량이 충전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특정 제조사의 독점적인 충전 규격보다는 보편적인 표준을 통해 더 많은 전기차 이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전기차의 제한적인 주행 거리 때문에 고속도로 충전소는 장거리 여행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일본 정부는 2013년 국가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입찰을 시작했을 당시 충전소에 CHAdeMO 준수를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재 일본 3대 고속도로 회사가 운영하는 휴게소의 충전소는 지난 3월 기준 모두 CHAdeMO 표준을 준수하고 있어 보조금 수혜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은 이러한 상황이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게 불공정한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
산업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의 승용차 판매량은 5만 9,736대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이 중 닛산 자동차가 약 5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테슬라는 약 1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수석 협상가인 아카자와 료세이는 "패키지" 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 CHAdeMO 표준 문제가 전체 무역 협상 틀 내에서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결국, 일본의 전기차 충전 표준 CHAdeMO는 미일 무역 협상의 중요한 의제로 부상하며 양국 간의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자국 전기차 업체의 시장 접근성 확대를 위해 CHAdeMO 표준의 개선 또는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자국의 보조금 정책과 광범위한 전기차 이용 편의 증진이라는 목표를 내세워 CHAdeMO 표준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양국이 어떤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세대 글로벌 충전 표준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논의는 향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