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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독일 기업들, 미·중 무역 긴장 고조에 '몸살'…현지화 속 '관망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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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독일 기업들, 미·중 무역 긴장 고조에 '몸살'…현지화 속 '관망세' 뚜렷

주중 독 상의 설문조사…86% "관세 영향 체감", 자동차 업계 타격 '심각'
"무역 갈등 승자 없는 게임" 경고 속 38% 현지화 노력…EU에 대중국 무역 개선 촉구
중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중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주중독일상공회의소(German Chamber of Commerce)가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대다수가 관세 인상의 여파를 체감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내 143개 독일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긴급 설문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6%가 최근 관세 인상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의 경우, 93%에 달하는 기업들이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호소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중 9%는 중국의 무역 조치에 "매우 강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8% 역시 미국의 무역 조치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가 중국 관세보다 자사의 운영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36%)은 중국 관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비율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중국 동부 독일 상공회의소 전무이사 겸 이사인 막시밀리안 뷰텍은 "중국에 있는 대다수의 독일 기업들이 고조된 무역 갈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독일 기업들의 중국 내 현지화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뷰텍 이사는 이러한 현지화 노력이 장기적인 문제들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수출 공급망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으며, 미국의 관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며, "분명히, 무역 갈등은 그 누구에게도 이득이 없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상공회의소는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무역 및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이른바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올해 이전에 부과된 관세를 포함하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최고 245%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기존 관세에 더해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기타 첨단 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 역시 독일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 기업의 43%가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는 그 비율이 50%까지 상승했다. 동시에 35%의 기업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가 원자재 및 기타 품목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설문에 참여한 독일 기업의 거의 절반(49%)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38%의 기업들은 중국 내 현지화 노력을 가속화하며 위험 회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큰 대중국 투자국으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바스프 등 주요 독일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광범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독일의 대중국 직접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73억 유로(약 8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독일의 최대 개인 무역 상대국이었던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그 자리를 내주며 변화된 무역 역학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는 중국 내 독일 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현지화 노력과 함께 불확실한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 상공회의소는 EU 차원의 적극적인 대중국 무역 개선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역 갈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