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공격 수위를 낮추고 나선 것은 참모들의 조언에 따른 결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파월 의장을 “큰 패배자”라고 비난하고,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따라 연준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루 뒤인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해임할 의도는 없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 고위 참모진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이미 고율 관세와 같은 경제적 도전이 있는 상황에서 연준과의 충돌은 금융시장에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시기상 적절하다”면서 “파월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같은 발언 이후 미국 증시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격한 발언이 완화되자 투자자들은 안도감을 표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혼란을 우려해 파월 의장에 대한 공격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과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해임이 더 이상 늦어져선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연준은 대통령이나 의회의 압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금리정책을 운용하는 기구이며, 연준 의장은 법적으로 ‘중대한 위법 행위 또는 무능’과 같은 사유가 없는 한 대통령이 해임할 수 없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5월까지다.
펜실베이니아대 연준 역사학자인 피터 콘티-브라운은 “현재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매우 현실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해임을 추진할 경우 미국 금융자산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고율 관세 철회 가능성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를 50~65%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국과도 잘 되고 있고, 결국 그들도 협상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