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종목들이 24일(현지시각) 강세를 이어갔다.
호재가 잇따르면서 주가가 뛰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반도체 상승 방아쇠를 당겼고, 아마존과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탄탄하다고 밝혀 반도체 종목들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전쟁이 계속해서 반도체 종목들을 괴롭힐 것이란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탄탄
아마존과 엔비디아는 이날 AI 데이터센터 건설 둔화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 속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확대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케빈 밀러 아마존 글로벌 데이터 센터 담당 부사장은 “유의미한 정도의 변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CNBC에 따르면 밀러 부사장은 이날 한 컨퍼런스에서 “여전히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면서 “향후 수년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도 수요 관련 수치가 오르기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겠다는 약속을 접고 있다는 21일 웰스파고의 지적을 부인한 셈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초기 단계 프로젝트 일부를 접은 터라 AWS가 데이터센터 확충을 일부 멈췄다는 웰스파고의 분석은 충격파가 컸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AI 데이터센터 시장 둔화 조짐이 없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기업 지속가능성 부문 선임 디렉터 조시 파커는 “감소는 보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센터 용량으로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공개하면서 거대 데이터센터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파커는 외려 딥시크의 성공에 따른 초기 반응은 그저 ‘조건반사’일 뿐이라면서 AI에 필요한 컴퓨팅, 전력 수요는 늘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잭 클라크도 AI 전력 수요를 위해 2027년까지 50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 50개 원자력발전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TI 깜짝 실적
TI는 깜짝 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반도체 종목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배런스에 따르면 TI의 1분기매출은 시장 예상치 39억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4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익(EPS) 역시 1.28달러로 시장 예상치 1.07달러를 압도했다.
전망도 탄탄했다.
이번 분기 매출을 41억5000만~45억3000만 달러로 전망해 시장 예상치 41억 달러를 크게 뛰어넘었다.
관세 충격, 하반기에 나타날 수도
그러나 TI의 이런 탄탄한 실적은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에 나서면서 TI 실적이 실제보다 더 좋게 보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 할란 수르는 24일 분석노트에서 올 하반기 미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 TI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르는 “관세, 무역 관련 이슈들이 올 하반기 전망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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