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기업, 트럼프 관세와 경기 침체 우려로 매출 전망 불확실
"TSMC와 만나 윈-윈 상황 논의"...매출 전년 비해 0.4% 감소
"TSMC와 만나 윈-윈 상황 논의"...매출 전년 비해 0.4% 감소

대부분의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칩 설계만 하고 생산은 위탁하는 '팹리스(fabless)' 모델로 전환한 반면, 인텔은 설계와 제조를 모두 담당하는 통합 장치 제조(IDM) 모델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과 제조 기술 면에서 TSMC와 삼성에 뒤처지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TSMC를 파트너로 분명히 보고 있으며, TSMC는 매우 좋은 파트너였다"고 탄 CEO는 인텔이 IDM 모델을 재고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최근 TSMC가 브로드컴과 엔비디아 등 파트너와 함께 인텔의 위탁 칩 제조 사업 인수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 3월 이러한 협상 관여를 부인했다. TSMC의 C.C. 웨이 CEO도 "합작 투자, 기술 라이선스 또는 기술에 대해 다른 회사와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3월로 끝난 1분기에 인텔은 12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4% 감소한 5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탄 CEO는 "1분기는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디뎠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주도하기 위한 길로 돌아가는 데 빠른 해결책은 없다"고 언급했다.
지난 3월 팻 겔싱어의 후임으로 CEO에 취임한 탄은 회사가 효율성 개선을 위해 불필요한 관리 계층을 줄이고 추가로 20억 달러를 절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와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AMD와 엔비디아와의 AI 칩 경쟁 속에서 매출 확대에 추가적인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112억 달러에서 124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CFO는 관세와 잠재적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가이던스 범위가 평소보다 넓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그 외 지역의 유동적인 무역 정책과 규제 위험으로 인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분기와 올해 실적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상호적" 관세에서 반도체를 제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칩과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가 앞으로 몇 주 내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스너 CFO는 인텔의 미국과 해외 파운드리가 관세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지만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며 "가장 큰 위험은 기업과 소비자가 높은 비용과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반응해 투자와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
1분기 인텔의 주요 사업별 실적을 보면, PC용 칩 판매를 포함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76억 달러를 기록했고, 데이터센터 칩 매출은 8% 증가한 41억 달러, 파운드리 매출은 7% 증가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은 팹 증설 비용으로 23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CHIPS Act 자금 조달 시기가 불확실함에 따라 2025년 순 자본 지출을 80억~110억 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인텔에 최대 78억6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확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의 폐지를 요구하면서 인텔의 계획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