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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딥시크보다 저렴한 고성능 AI 모델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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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딥시크보다 저렴한 고성능 AI 모델 출시

새 모델 가격 최대 75% 인하... 로빈 리 "혁신의 본질은 비용 절감"
"미래는 모델보다 앱이 지배"... AI 앱 개발 경진대회에 7천만 위안 지원
바이두 로고와 AI 로봇.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두 로고와 AI 로봇. 사진=로이터
바이두가 딥시크(DeepSeek)의 유사 제품보다 최대 75% 저렴한 가격에 향상된 다중 모드 추론 기능을 제공하는 두 가지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출시했다고 2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바이두의 공동 설립자이자 회장 겸 CEO인 로빈 리 옌홍은 25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멀티모달 Ernie 4.5 Turbo와 X1 Turbo 추론 모델을 공개했다. 리 회장에 따르면 Ernie 4.5 Turbo는 딥시크의 V3 대형 언어 모델(LLM)보다 약 40% 저렴하며, X1 Turbo는 항저우 소재 AI 스타트업의 R1 추론 모델 가격의 1/4 수준에 제공된다.

리 회장은 한 시간 넘게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본질은 비용 절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낮은 비용을 통해 개발자들이 기본 AI 모델 비용보다 "더 흥미롭고 유용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두의 최신 AI 모델은 4월 1일부터 어니봇(Ernie Bo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출시됐다. 이는 딥시크와 같은 혁신적인 신흥 업체들의 부상으로 AI 분야 경쟁이 가열되면서 AI 모델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리 회장은 "많은 AI 모델이 있겠지만, 미래를 지배할 것은 앱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모델을 특정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하면 더 많은 가치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두는 OpenAI의 ChatGPT 열풍에 따라 2023년 3월 중국에서 LLM을 출시한 최초의 중국 빅테크 기업이었지만, 지난 2년간 다른 국내 AI 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우한 컨퍼런스에서 바이두는 AI 앱 경진대회의 세 번째 회차를 시작하며, 우승자에게 최대 7000만 위안(약 960만 달러)의 기금 지원을 약속했다. 리 회장은 이 대회의 목표가 "기업가들이 AI 앱을 구축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바이두가 향후 5년 동안 약 1000만 명의 AI 인재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수천 명의 개발자뿐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같은 주요 기술 파트너들도 참여했다. 현지 기업으로는 유니트리 로보틱스, 아기봇 등 스타트업과 보야, 립모터 등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참석했다.

리 회장은 AI 통합이 바이두의 다양한 제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을 촉진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의 온라인 문서 서비스 웬쿠와 스토리지 플랫폼 넷디스크의 AI 강화 버전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각각 약 9700만 명과 8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또한, 바이두의 후이복싱(Huiboxing) 플랫폼은 2분짜리 라이브 스트리밍 클립을 가상 호스트가 주도하는 긴 세션으로 변환할 수 있다. 리 회장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미국 관세로 타격을 입은 일부 수출업체들이 국내 전자상거래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바이두는 또한 국내 개발 반도체를 활용한 AI 시스템 훈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리 회장은 자사의 AI 칩 사업부인 쿤룬(Kunlun)이 설계한 3만 개의 로컬 프로세서를 갖춘 AI 서버 클러스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클러스터는 수백억에서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다양한 AI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구축됐다.

한편, 최근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은 새로운 AI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텐센트는 허년안3D-2.5 모델을 통해 3D 디자인 기능을 강화했고,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범용 AI 에이전트 '코즈 스페이스'를 베타 테스트 중이다.

바이두도 지난주 AI 에이전트 앱 '신샹'을 출시했으며, 알리바바는 AI 모델 호스팅 플랫폼 '모델스코프'를 통해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였다.

빅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AI 역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 공급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는 약 100만 개의 엔비디아 H20 GPU를 주문했으나, 미국의 수출 제한으로 실제 배송량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