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위안 이상 고급 '9 시리즈' 출시... "아우디·벤츠 장벽" 넘기 도전
중국 자동차 업체들, 저가 NEV 성공 후 고급 시장 진출 가속화
중국 자동차 업체들, 저가 NEV 성공 후 고급 시장 진출 가속화

비야디는 3월 말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럭셔리 SUV '덴자 N9'을 공개했다. 이 차량은 중국 문화에서 장수, 우월성, 완벽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숫자 '9'가 들어간 고급 모델로, 주로 300,000위안(약 41,000달러)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저가 신에너지 자동차(NEV) 부문에서 이미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제 오랫동안 독일 브랜드가 지배해온 럭셔리 SUV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비야디의 왕촨푸 회장은 N9 출시 행사에서 "9 시리즈 차량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의 특징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N9의 주요 경쟁자로 리오토의 L9과 화웨이가 세레스 그룹과 공동 생산한 아이토 M9을 지목했다.
덴자 N9은 5.26m 길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로, 389,800위안부터 시작하는 이 모델은 전기 전용 주행 거리가 202km, 연료와 함께 사용 시 복합 주행 거리는 1,302km에 달한다.
자율주행 센서 기술인 라이다를 갖추고 있으며, 크기에도 불구하고 좁은 회전 반경과 향상된 견인력을 제공해 눈길에서 미끄러짐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확장형 전기차(EREV)인 리오토의 L9도 5m가 넘는 길이를 자랑한다. 2022년 8월 출시 이후 25만 대 이상이 판매됐으며, 가격은 409,800위안부터 시작한다. 비슷한 크기의 아이토 M9은 EREV 모델이 469,800위안, 순수 전기 버전이 509,800위안으로 책정됐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EV), PHEV 등 NEV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300,000위안대 SUV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10만 위안 미만 부문에서 NEV는 15.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2년보다 6%p 증가한 수치다. 10~20만 위안 부문에서도 점유율이 5.2%p 상승한 17.1%를 기록했다.
주로 20만 위안 이하 자동차를 생산해온 비야디는 올해 1~2월 623,384대의 신차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중국 시장 전체에서 EV와 PHEV 판매량은 각각 51.7%와 52.6% 증가해 전체 시장 성장률인 13.1%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30만 위안 이상 고급 NEV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0~40만 위안대 NEV는 올해 첫 두 달 2.7%의 점유율을 기록해 2022년보다 1.6%p 증가했고, 40만 위안 이상 NEV는 0.4%p 증가한 1.3%에 그쳤다.
독일 경쟁업체들은 여전히 고급 SUV 시장의 주요 장벽으로 남아있다. 중국 자동차 정보 플랫폼 이체(Yiche)의 조사에 따르면, 아우디는 지난해 30~40만 위안대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그 뒤를 이었다. 40~50만 위안 부문에서는 두 독일 브랜드가 위치를 바꿔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두를 달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GLC는 427,800위안부터, 소형 GLB는 311,900위안부터 시작하며, 아우디의 중형 SUV Q5L은 349,800위안 이상이다. 하지만 가솔린 모델이 여전히 NEV 버전보다 더 인기가 있는 상황이다.
리오토와 화웨이 주도의 HIMA 얼라이언스 등 중국 브랜드들은 럭셔리 SUV 시장에서 독일 경쟁자들을 적극적으로 추격하고 있다. 덴자는 원래 비야디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합작 투자로 시작됐으나, 작년에 독일 업체가 지분을 매각했다.
한때 20만 위안 미만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현지 경쟁자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잃고 있는 반면, 독일 브랜드들은 럭셔리 라인업의 지속적인 인기 덕분에 더욱 확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주류 시장에서 일본 경쟁자들을 추월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독일 업체들로 표적을 옮기고 있다. 중국의 고급 SUV 시장을 향한 경쟁이 이제 막 시작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