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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파키스탄 수자원 차단 경고…파키스탄 경제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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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파키스탄 수자원 차단 경고…파키스탄 경제 타격 우려



파키스탄 잠쇼로를 흐르는 인더스강 위에 설치된 코트리 배러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파키스탄 잠쇼로를 흐르는 인더스강 위에 설치된 코트리 배러지. 사진=로이터


인도와 파키스탄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가 파키스탄으로 흘러가는 물길을 차단하겠다고 경고해 파키스탄 농민들과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가 1960년 세계은행 중재로 체결된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도는 이번 조치가 파키스탄의 ‘국경을 넘는 테러 지원’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관광객 대상 테러 공격으로 26명이 사망했으며 인도 정부는 이 가운데 두 명의 테러범이 파키스탄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파키스탄은 테러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파키스탄에 속한 물의 흐름을 차단하거나 전환하려는 모든 시도는 전쟁 행위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더스강과 그 지류들은 파키스탄 농업 생산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다.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라티파바드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홈라 타쿠르 씨는 로이터과 인터뷰에서 "물이 끊기면 이 모든 땅이 타르 사막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굶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찬드라칸트 라그나트 파틸 수자원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인더스강의 물 한 방울도 파키스탄에 도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로이터통신의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즉각적인 수자원 차단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는 조약상 파키스탄에 배정된 세 강(인더스강, 젤럼강, 체냅강)에서 대규모 저수시설이나 댐을 건설할 수 없고, 단지 수력발전소를 세울 수 있을 뿐이다.

쿠슈빈더 보라 전 인도 중앙수자원위원회 위원장은 "당장 물줄기를 막을 수는 없지만, 수개월 내 인도 자국 농업용 관개를 위해 수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가 파키스탄에 제공하던 수문 정보 제공을 중단하고 홍수 경보도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농업 전문가인 가샤립 샤오캇은 "이같은 조치는 본래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된 체계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며 "대체 수단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파키스탄 경제학자 바카르 아흐메드 옥스퍼드정책관리팀장은 "인프라 부족으로 인도가 당장 홍수기 물길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이 시기를 활용해 파키스탄은 물 관리 부문에서의 비효율과 누수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분단 이후 벌인 네 차례 전쟁 중에도 지켜져온 협약이다. 그러나 이번 조약 중단은 양국 간 갈등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전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우리는 이미 수 세대에 걸친 갈등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인더스 수자원 조약 파기로 인해 미래 세대까지 새로운 갈등에 갇히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