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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관세에 전기차 가격 부담 커진다…테슬라·폭스바겐 일부 모델은 유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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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관세에 전기차 가격 부담 커진다…테슬라·폭스바겐 일부 모델은 유리할 수도

폭스바겐 ID.4(왼쪽)와 테슬라 모델Y.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ID.4(왼쪽)와 테슬라 모델Y. 사진=각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및 부품 수입 관세가 전기차 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관세 조치로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이 지연될 수 있으며 기후 변화 대응에 필수적인 전기차 기술 발전이 후퇴할 위험이 제기됐다. 특히 배터리를 비롯한 주요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차량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테슬라 모델Y나 폭스바겐 ID.4처럼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수입 부품 비율이 적은 일부 전기차 모델은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NYT는 전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 수가 적어 부품 공급망을 미국 내로 전환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배터리 공장 건설 및 관련 산업 육성 정책 덕분에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로버트 리 LG에너지솔루션 북미지역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생산능력은 갖춰졌으며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정제 흑연 등 원자재의 상당 부분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산 원자재에도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은 모두 캘리포니아주나 텍사스주에서 생산된다. 테슬라 모델Y는 지난해 카스닷컴이 발표한 미국산 차량 지수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유럽, 중국 모두에 현지화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며 “경쟁사들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ID.4도 테네시주 공장에서 조립되며 배터리는 조지아주에서 공급받는다. 폭스바겐 미국법인의 켈 그루너 사장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ID.4가 경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변수가 너무 많아 영향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아침 경영진들과 회의를 열어 새로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기차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관세 부담을 이유로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내연기관 기반 픽업트럭과 SUV 생산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의 존 보젤라 회장은 “관세로 인한 막대한 비용 부담과 미래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기차에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도체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전기차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충전 장비에도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세가 둔화될 우려도 제기됐다.

또 대부분의 전기차 모터에는 희토류 금속이 사용되는데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하반기부터 공급 부족 사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네하 무케르지 희토류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시장 내 재고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제한 조치가 지속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