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남동부의 최대 규모 항구에서 벌어진 폭발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호르모즈간주(州) 당국은 전날 반다르압바스의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 발생한 사고로 최소 40명이 숨지고 1000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항구에 쌓인 컨테이너 중 2천개가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폭발 사고로 호르무즈 해협 원유수송로가 차단되면서 뉴욕증시에서는 국제유가가 비상이다. 국제유가뿐 아니라 금값 달러환율 국채금리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조정을 받고 있다.
샤히드라자이항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샤히드라자이항은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 최대의 항구다. 연간 약 8천만톤의 화물을 처리하며 석유 탱크와 화학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화재를 진압하고, 피해 확대를 막고, 사고 원인을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항구에 컨테이너 12만∼14만개가 장기간 보관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물류·통관 절차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폭발은 이란이 오만에서 미국과 3차 핵협상을 시작한 날 발생했다. 이란 당국은 일단 테러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이번 사고와 연관성을 부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란 위기관리 기구 대변인은 컨테이너 안 화학물질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항구 한쪽 구석에 보관돼 있던 화학물질 보관 컨테이너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화재 진압 전까지는 원인 규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사고 정황이 2020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대참사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에도 항구 한편에 6년째 적재된 다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한 관계자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폭발 원인이 미사일 고체연료 제조에 쓰이는 과염소산나트륨이었다고 말했다. 와이넷 등 이스라엘 매체는 지난 2∼3월 중국에서 선적된 과염소산나트륨이 폭발 원인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