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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신형 AI 칩 테스트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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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신형 AI 칩 테스트 준비

미국 수출 제한 속 자체 개발한 ‘Ascend 910D’로 기술 자립 도모
중국 기업들, 5월 말부터 첫 샘플 배치 수령 예정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의 고객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의 고객들. 사진=로이터
중국 통신장비 거대기업 화웨이가 미국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고급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최신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테스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화웨이는 '어센드 910D(Ascend 910D)'라 명명된 신형 AI 칩의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일부 중국 기술 기업들에 접촉했다. 이 프로젝트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화웨이가 빠르면 5월 말부터 프로세서의 첫 샘플 배치를 중국 기업들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화웨이의 이번 행보는 미국이 중국으로의 첨단 반도체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자국 내 AI 기술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중국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100과 같은 최첨단 AI 칩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들 제품의 중국 판매를 금지해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어센드 910D가 엔비디아의 H100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H100은 2022년 출시 전부터 이미 미국 당국에 의해 중국 시장 판매가 금지된 바 있으며, 이후 B200과 같은 엔비디아의 다른 최첨단 AI 제품들도 유사한 제한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4월 21일, 화웨이가 이르면 5월부터 이전 모델인 910C 인공지능 칩을 중국 고객들에게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화웨이가 인공지능 칩 개발과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화웨이와 여타 중국 기업들은 수년간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대규모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기술적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들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반도체는 양국 간 무역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네덜란드와 일본 등 동맹국들에도 유사한 조치를 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웨이의 신형 AI 칩 개발은 중국의 기술 자립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국가 전략을 통해 핵심 기술의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어센드 910D가 실제로 엔비디아의 H100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인다면, 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칩 제조 공정과 설계 노하우에서 여전히 미국과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며, 이를 완전히 극복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